음악파일 P2P 차단하는 네트워크 감시기술 등장

 미국의 오더블 매직이란 기업이 와이오밍 대학에서 P2P를 통해 학내 네트워크를 오가는 멀티미디어 파일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시험 중이라고 C넷이 보도했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를 지나는 모든 데이터들을 감시해 저작권 침해 행위를 방지할 수 있으나 인터넷 검열이 현실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더블 매직은 현재 와이오밍 대학 인터넷망의 음악·영화 파일 교환 상황을 시험적으로 모니터하고 있다. 아직 개인의 파일 교환을 차단하지는 않고 있으나 조만간 다른 기업이나 대학으로 시험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더블 매직의 소프트웨어는 라우터나 게이트웨이에 상주하며 네트워크를 통과하는 데이터의 패킷 정보를 식별해 허용된 데이터 트래픽인지 불법 P2P 파일인지를 구분한다. 네트워크 관리자는 어떤 내용과 종류의 파일이 얼마나 교환돼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오더블 매직은 350만개의 음악 파일들을 식별할 수 있는 음악 파일의 ‘지문’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자는 네트워크의 음악 파일을 이 지문 자료에 대조한 후 차단할 수 있다.

 이는 해킹이나 우회 여지가 있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나 포트 차단 기술보다 훨씬 포괄적으로 데이터 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

 대학이나 기업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인터넷 대역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다. 냅스터 등장 이후 대학은 P2P 교환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으며 교내 전산망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콘텐츠 교환에 쓰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기술의 효용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우선 네트워크의 모든 데이터를 감시하는 데 막대한 인력과 전산 자원이 투입된다. 또 세상 모든 저작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해야 한다.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채택되면 P2P 사용자들은 데이터가 감시망에 걸리지 않도록 정보를 암호화하는 기술로 반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다. 전자 프라이버시 정보센터(EPIC) 등의 네티즌 권리 단체들은 네트워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려는 음반·영화업계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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