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표적인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휴대폰용 메인 디스플레이(내부창) 시장을 겨냥, 한국과 일본의 유기EL(OLED) 상용화 경쟁이 뜨겁다.
특히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FPD)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OLED가 최근 휴대폰용 보조 디스플레이(외부창)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있어 앞으로 외부창용 상용화가 본격적인 OLED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컬러폰 보급이 급진전되고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OLED가 새로운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플랫폼으로 주목받자 한·일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내부창용 6만5000컬러 및 26만컬러급 풀컬러 OLED 패널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외부창용 OLED 상용화에 이어 이르면 올 2분기께는 메인 디스플레이의 OLED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며, 현재 이 시장을 주도하는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 및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OLED간의 기술경쟁도 더욱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휴대폰 내부창용 OLED 상용화를 선도하는 곳은 일본 산요전기와 한국의 삼성SDI. 산요는 현재 독자개발한 칩세트를 이용한 휴대폰 내부창용 OLED 패널 개발을 완료, 올 2분기께 이를 장착한 컬러폰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요는 최근 OLED 양산설비에만 올해 약 2000억원(200억엔)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세계 최초로 휴대폰용(외부창) 풀컬러 OLED 양산에 들어간 여세를 몰아 메인 디스플레이용 OLED의 조기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소비전력 문제로 상용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늦어도 올 4분기안에 일본 NEC와의 합작사인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SNMD)’를 통해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은 올해 OLED 설비에 약 1000억원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일본 후발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멀티컬러 제품으로 외부창용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온 파이어니어를 비롯해 롬·TDK·도요타전기 등이 4분기를 목표로 메인 디스플레이용 OLED 칩세트 등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엘리아테크 박원석 사장은 “최근들어 일본 주요 OLED업체들이 관련 칩세트 구매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온전기·네스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후발업체들도 1인치급 외부창용 개발에 이어 2인치급 내부창용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우선 올해는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 검증받은 외부창용에 주력하고 내년에는 내부창용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측통은 “최근 카메라·캠코더에 이어 TV까지 휴대폰에 접목, 효과적인 동영상 지원을 위한 대안으로 내부창용 OLED의 시장성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특히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수명문제가 해소돼 한·일간의 상용화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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