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확산운동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SW 산업구조의 체질개선 차원에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비전 없이는 제대로 활성화되기도 전에 실패할 확률도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개최된 공개SW활성화 토론회에서 공개SW 운동을 지지하는 참석자 중 한 명이 제시한 의견이다.
공개SW 활성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국내 상황에서 공개SW 개발 및 확산을 현실화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국내의 공개SW 확산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의 공정경쟁 환경조성 및 기초기술 확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이에 걸맞은 준비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공개SW DB확보, 인력양성, 법적인 문제, 공개SW 도입으로 인한 실질적인 효과 검증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개발된 각종 미들웨어, 응용SW, DBMS 등의 DB를 발굴하고 이를 실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보급하는 문제다. 지난해 공개SW포럼은 공개SW DB구축을 우선 사업으로 정한 바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미비했다. 공개SW 개발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공개SW 확산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인력양성의 문제와 연계된다. 현재 리눅스로 대표되는 공개SW 진영에서는 일부 헌신적인 프로그래머나 대학생들이 산발적으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소스포지(http://www.sourceforge.net) 등에서 추진중인 대표적인 온라인 오픈소스 개발 프로젝트에도 국내 개발자들의 참여율은 1%에도 못 미친다.
또 정부가 공개SW 확산의 배경으로 이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제시하려면 보다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리눅스의 경우 초기 도입비는 상용SW에 비해 당연히 저렴하지만 사후 지원 및 관리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개SW 확산을 위해 제한입찰 폐지 등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법적 형평성 문제도 검토해볼 부분이다. 공개SW 운동이 지적재산권 소유제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용SW 진영에서는 정부의 공개SW 진흥방안이 자칫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개SW 진흥 관련법 제정 등을 통해 단순히 공개SW 육성을 위한 지원틀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개SW 확산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공개SW 활성화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설득력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공개SW 확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개SW 개발에 대한 일정한 대가를 보장해줄 수 있는 정책적인 장치는 물론 커뮤니티 문화의 활성화를 통한 다수 개발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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