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보다 박사학위 늦을 수는 없지요"

 50대의 아버지와 10대의 아들이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함께 공부하다 아버지가 먼저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청와대에서 정보통신기술업무를 총괄하며 ‘청와대정보화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주대준 부이사관(50)이다. 그는 6공화국 초 청와대에 전산실이 창설되면서 전산개발담당관으로 인연을 맺어 올해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정보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 오던 90년대 초반 청와대 정보화업무에 최첨단 정보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93년부터 2년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서울 홍릉 소재)에서 박사과정을 주경야독으로 이수한 뒤 8년 만인 올해 비로소 박사학위를 수여받게 됐다.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는 논문은 기존 IDS 문제점을 개선, 학습과 추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것으로 전문가시스템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ESP(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에 발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주 부이사관의 아들인 은광 군도 서울 과학고 2학년을 마치고 현재 KAIST 학부 2년째를 맞는 영재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보안분야 전문가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다.

 논문을 지도한 한인구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경영공학과장은 “현재 IDS제품 제작회사와 공동으로 신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수십년간의 정보화 실무경험에 학문적 이론을 접목한 획기적이고 우수한 연구논문”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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