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차량간 신호전송체계 구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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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에서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해 지하철 차량간 신호전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철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개 도시에서 운용되는 지하철 내부의 통신시스템은 모두 자체 사령실(중앙관제센터)을 통하는 중앙집중식으로 설계돼 있다. 이번 대구 사고처럼 사령실의 초기대응이 늦거나 통신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사고지역을 통과하는 앞뒤 지하철 기관사끼리 직접 교신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대형참사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각 지하철 차량에는 사령실과 음성교신이 가능한 FM무전기가 장착돼 있는데 이 통신장비는 사령실을 통하지 않고는 바로 옆 구간을 지나치는 차량과도 직접 통화를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대구에서 두번째 지하철 차량이 화재가 발생한 플랫폼에 진입하기 전에 사고 지하철의 기관사로부터 사고정보를 연락받거나 불길이 치솟는 역구내 화재상황을 미리 모니터링했다면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긴급상황시 사령실을 거치지 않으면 지하철 차량간의 통신연락이 두절되는 지하철 통신망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현재 지하철 구간에서 가능한 통신수단은 지하철공사의 FM주파수대역 음성통신망과 PCS, 셀룰러폰 등 세가지가 있다. 지하철 차량 안에서 불길이 치솟는 순간에도 휴대폰 통신망은 마지막까지 작동했다. 하지만 사고지점 인근의 지하철 차량에 신속히 경고신호를 보내야 할 지하철공사의 통신망은 결과적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구참사를 계기로 지하철공사의 자체 통신시스템이 휴대폰만도 못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긴박한 사고상황에서 지하철 기관사들끼리 상호통신이 가능하도록 지하철 차량간 신호전송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숭실대 정보통신공학부 최상훈 교수는 현재 국내 통신기술로도 지하철이 플랫폼에 진입하기 전에 역구내 CCTV영상을 미리 모니터링하거나 각 지하철 차량까지 직접교신이 가능한 차세대 지하철 신호전송체계는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차량간 신호전송체계의 도입 필요성은 지하철공사 내부에서도 간간이 제기됐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계속 미뤄져온 상황이다.

 한국철도대학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는 사령실의 판단미숙으로 위험신호가 제때 전파되지 못한 것이 사고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하루 수백만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 안전문제가 걸린 이상 지하철 통신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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