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으로 분산돼 있는 슈퍼컴퓨터를 하나로 묶어 공동으로 사용하는 그리드 컴퓨팅이 민간기업과 대학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 개별 연구기관이나 국가가 보유한 연구자원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산업현장과 연구환경에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그리드 컴퓨팅 확산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정보통신부(국가그리드)와 과학기술부(e사이언스) 등 정부 부처가 국가의 전산자원을 그리드 컴퓨팅으로 묶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나 일반기업과 대학 등지에서 자체적으로 그리드 컴퓨팅을 구축·운용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삼성그룹은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계열사가 보유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삼성인트라넷 기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삼성 그리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각각 사용하고 있는 고성능 컴퓨터(100개 CPU 규모)를 업무자동분산 기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합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반도체 설계·분석 관련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삼성전기·삼성SDI 등 타 계열사로 이 프로젝트를 확산, 그리드 컴퓨팅 환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삼성종합기술원·부산대 등 3개 기관은 각각의 컴퓨팅 파워를 일정 부분씩 할당해 200여개 CPU 규모의 그리드 컴퓨팅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3개 기관은 연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반도체 설계·연구, 생명공학, 우주공학 등의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슈퍼컴퓨팅협의회(의장 김형주 서울대학술정보원장)는 과기부가 추진하고 있는 ‘e사이언스’ 프로젝트가 조만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고 시범적으로 협의회 소속 2개 슈퍼컴퓨터센터를 그리드로 묶는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협의회는 KISTI의 예산을 지원받아 조만간 대상센터를 선정해 연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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