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FPD는 차세대 `성장엔진`

 평판디스플레이(FPD:Flat Pannel Display)산업이 침체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형TV시장이 확대되고, 애플리케이션의 디지털화·평판화·고급화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4분기부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FPD의 매출호조가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낼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FPD가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성장엔진이자 국가 중추산업으로 부상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IT한국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휴대폰산업이 주춤거리는 등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과 유가·환율·금리불안으로 인해 모든 산업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FPD산업만 호황을 구가하는 것은 전방산업의 기술적 변화와 가격인하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구매를 기다려왔던 대기수요를 촉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260달러이던 TFT LCD(15인치 모니터용 모듈 기준)는 170달러, 지난해 초 1000만원을 육박하던 42인치 PDP TV는 600만원으로 급락하면서 17인치 모니터용 TFT LCD와 휴대폰 외부창용 OLED 그리고 휴대폰 내부창용 UFB LCD 등은 물건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우리나라가 CRT와 TFT LCD 시장을 평정한 데 이어 STN LCD, PDP, OLED 부문에서도 세계 최강을 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지배력이 높으면 수급상황과 공급가격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유리한 입장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 FPD가 반도체와 휴대폰에 버금가는 국가 중추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시장전망도 밝다. LCD의 경우 주력시장인 CRT모니터시장 잠식률이 30%에 불과해 신규수요는 물론 대체수요시장이 엄청나고, PDP도 기술적 아킬레스건이었던 효율과 품질문제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제조원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OLED도 예외는 아니다. 주력시장인 휴대폰시장이 다소 침체되고 있다고 하나 외부창용의 기존 TN/STN LCD 대체가 빠르고 TFT LCD보다 경쟁력이 높다.

 우리가 FPD를 한국경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영상을 표현하는 전자·통신기기의 핵심부품이면서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한 FPD의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전 발발 등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고, 가격인하로 촉발된 FPD 수요강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것도 의문이다. 가격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던 TFT LCD가 방증하듯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FPD처럼 대체재를 갖고 있는 품목은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FPD 호황세가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채산성 악화도 문제다. 지나친 가격하락으로 업계의 순익분기점 돌파 시점이 지연되고,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이 출하량 증가 속도와 정비례하지 않으면 속빈 강정과 마찬가지다.

 FPD가 국가 중추산업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