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대형 디지털TV시장을 놓고 평판디스플레이(FDP) 진영의 대표주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LCD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DLP(Digital Light Processing)’를 기반으로 한 국산 디지털 영상시스템이 틈새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들이 DLP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프로젝션TV와 디지털 프로젝터, 홈시어터 등 영상시스템을 앞다퉈 개발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미국·일본 등을 제치고 관련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DLP는 거울의 반사원리를 이용해 영상을 투사하는 장치로, 백만여개의 작은 거울들을 고속으로 움직여 반사된 빛으로 영상을 만들어내 내구성과 해상도가 좋고 소형화에도 유리하다. 이미 지난해 전세계 홈시어터시장의 50% 이상이 DLP기술로 전환됐으며 최근에는 대형 디지털TV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LP기술을 적용한 43·50인치급 프로젝션TV를 개발해 내놓은 데 이어 최근 LG전자는 DLP기술을 적용한 디지털TV 개발에 착수했다. 또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보문전자는 이를 적용한 고선명 멀티비전시스템 ‘멀티 큐브’를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서울극장은 DLP 프로젝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영화상영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일본업체들과는 달리 초소형·고성능의 틈새제품에 원가경쟁력까지 갖춰 내놓음으로써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LP에 대한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한국법인의 손영석 사장은 “당초 영화상영시스템과 프로젝터는 미국업체들과, 디지털TV 분야에서는 소니·마쓰시타 등 일본업체들과 협력해왔으나 삼성전자 등 한국업체들이 DLP의 장점을 최대화한 초소형·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여 의외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TI는 국내 DLP시장 확산을 위해 기술지원을 확대하고 라이선스 비용 없이 관련기술을 이전, 관련부품의 원스톱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마이크형 프로젝터 등 신개념의 제품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DLP 방식은 PDP나 LCD에 비해서는 대형화에 어려움이 있고 아직까지는 틈새시장”이라면서 “특화된 기능 개발과 원가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용어설명>
DLP란 ‘Digital Light Processing’의 머리글자로 미국 TI가 개발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광반도체칩을 토대로 만든 광학 스위치로 최대 131만개의 미세 거울을 움직여 투과된 빛을 확산 증폭, 고화질의 완전 컬러 영상을 만드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그동안 산업·가정용 프로젝터, 디지털 영화관 등에 주로 적용돼왔으나 최근에는 차세대 디지털 및 벽걸이형 홈시어터용으로 응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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