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IT테마株]블루칩(2)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통신주에 SK텔레콤과 KT를 올려놓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초 전세계 증시를 동반폭락의 구렁텅이를 내몰았던 월드컴·글로벌크로싱 등 해외 통신주와는 달리 두 회사는 안정적인 가입자구조와 수익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튼실한’ 통신전문기업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증시안전판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도 두 회사의 이같은 잠재력 때문에 붙은 것이다.

 그렇게 평가받던 SK텔레콤과 KT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시장 하락률을 크게 웃도는 낙폭으로 떨어진 채 바닥에서 헤매고 있다. 두 업체가 통신업종을 이끄는 대표종목이다보니 다른 통신주들의 동반급락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지금 증시의 관심은 언제쯤 SK텔레콤과 KT가 꺾인 주가를 다시 올려 전체 증시 분위기의 반전을 모색할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이들 통신주가 정보기술(IT)업종 중 그나마 반도체 가격 하락, 환율 불안, 유가인상 압력, 이라크 전쟁 위기 등의 악영향에서 벗어나 내수주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증시반전을 이끌 유력업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SK텔레콤과 KT의 주가를 더 이상 빠질 수 없는 바닥권으로 인식하고 있다. 두 종목에 대한 투자관점도 향후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긍정적인 시각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SK텔레콤과 KT의 주가 낙폭이 깊어지면서 각 증권사들도 잇따라 이들 양 종목의 현주가대가 ‘매수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나섰다. SK텔레콤과 KT의 최근 급락이 펀더멘탈이나 성장성 위협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 반등기만 도래하면 어떤 업종과 종목보다도 더 강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밝은 전망을 내놓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의 현 주가는 더없이 매력적인 수준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가격측면의 투자매력과 함께 이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사업경쟁력 및 시장지배력 또한 향후 투자긍정성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내년 식별번호 통합, 번호이동성 도입 등의 악재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현 주가에 반영된 것이고 오히려 무선 인터넷 매출 증가세, 가입자 증가율 추이, 통화품질 등에서 경쟁사를 충분히 압도할 만한 경쟁력 우위가 확인되고 있다.

 KT도 유선전화부문이 한계에 도달하긴 했지만 향후 성장축으로서의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서 경쟁사업자를 압도하는 시장장악력을 확보하고 있다. 더구나 계속되는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노력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이제 통신 양대산맥인 SK텔레콤과 KT가 증시안전판의 역할을 넘어 증시반등의 기관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SK텔레콤: 조성해 SK텔레콤 IR 실장

‘바닥을 딛고 재도약의 날개를.’

 최근 통신주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던 SK텔레콤의 주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찾으며 반등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직도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지난달 말에 터졌던 SK텔레콤의 주가폭락을 ‘좀처럼 믿기 힘든 충격’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인식의 밑바닥에는 가치주·성장주로서 SK텔레콤의 저력이 그만큼 폭넓게 깔려있다는 뜻도 된다.

 일단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주가반등을 위한 기회포착을 서두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 가장 위력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자사주매입과 같은 실질적인 주주가치 증대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올해 안에 3%의 자사주매입 계획을 공표했듯이 이에 대한 구체적 일정과 계획을 내놓는 것이 주가상승을 위한 가장 우선적 조치라는 지적이다. 문제가 됐던 올해 설비투자 규모에 대한 오해나 과도한 실망감도 자사주매입 추진 등으로 투자심리를 회복한 다음에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는 시각인 것이다.

 한 통신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자사주매입 일정과 소각계획 등을 빨리 내놓을수록 주가회복 시기는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초 시행될 이동전화 식별번호 통합문제나 시차적 번호이동성 도입은 SK텔레콤의 주가에 더 이상 악영향을 미치지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미 현재의 주가가 악영향을 대부분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오히려 제도 시행에 따른 SK텔레콤의 긍정성 부각이 더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번호이동성 시행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SK텔레콤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니며 오히려 지배사업자로서 비용책정에 대한 운신의 폭이 넓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통화요금과 통화품질에 따라 결정적으로 움직이게 될 이동전화 사용자들의 향방도 결코 SK텔레콤에 불리한 여건이 아니란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SK텔레콤으로서는 현재의 바닥권 탈출이 향후 중장기 주가흐름을 결정지을 중대사안이다. 우선 국내외 투자자들의 싸늘해질 투자심리를 다시 돌려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음 단계로 무선 인터넷 등 핵심부문의 성장성과 비전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이 ‘통신 1등주’의 위상을 가장 빨리 되찾는 길이 될 것이다.

 

 <인터뷰> 조성해 SK텔레콤 IR실장

 ―올해 재무관리에서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잉여현금흐름(FCF)을 극대화하고 자사주매입 및 효과적인 자사주 활용 등을 통한 전략적인 자사주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급락한 주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여러 방도를 추진중인 것으로 아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중인 것은.

 ▲지난해 말 이미 주주 중심의 경영방침을 확고히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실적발표시 증가된 투자지출(CAPEX), 마케팅 비용에 대해 투자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표문수 사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철저한 비용검증을 통해 최적의 CAPEX 및 마케팅 비용이 집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수익성 증대의 원천은 무엇으로 잡고 있는가.

 ▲올해부터 시행된 7.3% 요금인하 등으로 인해 매출감소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도 수익성과 성장성 향상에는 자신이 있다. 올해도 완만한 가입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3세대 서비스인 ‘준’의 활성화와 신규부가서비스의 개발을 통해 전년대비 11% 신장된 9조5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상반기 국내외 IR 계획은.

 ▲현재 여러차례 국내외 기업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투자자들에 대한 기업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CEO와 투자자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주주가치 증대 정책을 더욱 투명하게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KT: 서정수 KT 재무실장

‘주주가치 증대를 통한 주주의 힘을 주가회복의 원동력으로.’

 KT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경영원칙은 바로 ‘주주가치의 제고’다.

 지난해 성공적인 민영화 이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SK텔레콤과의 주식맞교환, 고배당정책 등 주주의 편에 선 조치들을 잇따라 실천에 옮겨온 KT는 올해도 이같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총배당성향의 50% 이상을 자사주매입이나 배당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이같은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우리나라 증시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금액 면에서 기록적인 수치가 될 전망이다.

 통신대표주이자, 거래소 시가총액 4위 기업인 KT가 이같이 선도적으로 ‘이익의 주주 환원’에 나선다는 사실은 한국 증시에서 기업문화와 주주정책에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T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하나하나 착실히 실천에 옮기는 것은 민영화 이후 전략적 의미를 담은 것이겠지만, 증시의 귀감이 될 만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선전화부문의 성장성 퇴색, 매출부문의 성장한계 등 KT가 안고 있는 실적상의 부정적 요인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압도적 1위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 부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KTF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그룹형 통신사업경영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이같은 불안요인을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2∼3년 동안 지속돼온 비용절감 노력이 사업 각 분야에 적용되면서 간접적 수익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KT에 대해 성장성을 논하는 것은 핵심을 비켜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치주로서의 KT에 관심을 가질 때라는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같은 KT의 투자매력을 모두 종합해본다면 현재의 KT 주가는 과도하게 빠져있는 것이 분명하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여러가지 좋지 않은 증시주변 여건에서도 KT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굳건히 유지하는 것으로도 저가매력은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인터뷰>서정수 KT 재무실장

 ―올해 재무관리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은.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실천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잉여현금흐름(FCF)의 40% 가량을 활용해 총배당성향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직접 환원할 계획이다. 또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IR 활동과 피드백 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아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것은.

 ▲민영화 이후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주주 중심의 경영을 책임있게 전개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으며, 각종 주주정책을 실천중이다. 지속적인 지출비용(CAPEX) 절감과 비수익사업의 과감한 정리를 통한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효율성을 높이고, 그것이 회사 수익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올해 수익성 향상을 위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메가패스·네스팟 등 성장사업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집중해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전화 및 전용회선 등 현금창출사업은 효과적인 자원배분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 확대하도록 하겠다. 세부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565만명 확보, 네스팟 최대 110만명 가입자 확보, 스마트카드 125만명 가입자 확보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기존 자원과 설비에 대한 효율적인 배치와 재조정은 상시적으로 진행하겠다.

 ―상반기 국내외 IR 계획은.

 ▲진정한 민영화 원년을 맞아 다양한 국내외 IR를 추진중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IR 활동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북미지역 IR를 진행했으며 19일부터 27일까지 유럽지역 IR를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또 분기별 실적발표회를 개최하고 주주의 요구에 맞는 밀착 IR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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