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김근 사장을 전격 해임하고 류한웅 사외이사를 신임 대표이사(36)로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한컴의 사업추진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컴은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지난 1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김근 사장을 해임하고 컨설팅 기업인 모니터그룹의 부사장이자 2년간 한컴 사외이사를 맡아온 류한웅 씨<사진>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한컴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김근 사장도 이사회 추진과정의 문제점 등을 들어 법적대응 등을 검토하고 있어 한컴의 내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김근 전 사장이 오피스를 중심으로 내실경영을 추진해온 그동안의 사업기조가 상당부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전격 해임 배경=한컴 이사진은 “김근 전 사장이 경영 수행능력과 리더십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격 해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컴 내부에서는이사진의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김근 전 사장이 지난 1년 동안 나름대로 뚜렷한 경영성과를 보여줬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한컴오피스2003’을 출시하고 영업망 개편을 이뤄냈으며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2001년 26억원에서 2002년 34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도 나름대로 실적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격 해임의 원인을 이사진이 내세우는 ‘리더십 부족’보다는 그동안 김근 사장과 이사진 사이의 의견충돌에서 찾고 있다.
7일 이사진의 해임결정이 알려지자 한컴 직원 사이에서는 동요의 움직임과 함께 일부에서는 반발의 기미까지 감지되고 있다.
민경자 한컴 노조위원장은 “리더십 부재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김근 전 사장을 전격 해임한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임 사장을 뽑은 것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밝혔다. 한컴 노동조합은 이번주 중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안정적 사업운영 걸림돌=무엇보다 이번 대표이사 해임으로 한컴 직원들은 전략상품인 한컴오피스2003 영업을 포함해 그동안 김근 사장이 추진해온 사업 기조가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컴측은 류한웅 신임 대표가 컨설팅 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한컴을 순조롭게 운영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그동안 한컴의 사업방향과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데다 직원들간 의사소통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에서 류한웅 신임 사장이 안정된 체제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컴은 이번주 중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사업방향 등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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