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TV 브로드밴드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디렉TV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독점화돼가고 있는 대형 전화사와 케이블 경쟁사에 맞설 한가지 대안을 잃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본사를 둔 디렉TV는 7일부터 초고속인터넷망 일부를 폐쇄하기 시작해 28일까지 미 전역 가입자 16만명에 대한 서비스를 완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디지털가입자회선(DSL)이나 케이블모뎀을 통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1500만가구 미국 가구의 1% 정도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디렉TV 브랜드로 판매되는 인기 위성TV서비스 가입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디렉TV의 홍보담당자인 데비 메스로는 7만1000명 가량의 가입자가 아직까지 디렉TV의 DSL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렉TV 브로드밴드는 비용이 적게 들고 신뢰할 수 있는 저가 초고속서비스를 무기로 명성을 얻었다. 시장조사업체 ARS에 따르면 이 회사의 DSL 서비스 요금은 한달 49달러 99센트로 업계 평균요금 한달 51달러 36센트보다 싸다.
메스로는 “고객에게 3대 주요 전화회사로의 전환을 권하고 있으나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서비스가 중단된 디렉TV 고객의 3분의 2 정도가 지금까지 자사가 권한 전화회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전화회사들은 최근 수년 동안 소비자의 서비스 불만에 시달린 뒤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SBC측은 자사가 설치가 간편한 자가 설치 키트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야후와 제휴해 제공하는 전용 콘텐츠를 스스로 높이 평가했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인 플레처 쿡은 “우리는 초기 속도장애를 겪었으나 최근 이 서비스에 무엇보다 자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디렉TV의 퇴장은 전화와 케이블회사에 식상한 소비자를 공략해 성공하겠다는 노스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 리듬스넷커넥션스 등 하이테크 신생회사의 몰락을 따르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ARS의 한 보고서는 이른바 광대역 인터넷의 선택폭이 좁아지면서 전화와 케이블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ARS는 케이블모뎀 방식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요금이 2002년 6월 현재 한달에 평균 45달러 31센트로 18개월 동안에 15%가 올랐고 DSL 인터넷서비스 비용도 한달에 51달러 36센트로 18개월 만에 9%나 인상됐다고 밝혔다.
ARS의 분석가인 브루스 맥그레고르는 이 같은 가격인상이 소비자들이 속도가 느린 다이얼업 모뎀으로 계속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꼽았다. 다이얼업 모뎀을 통한 무제한 인터넷 접속비용은 한달에 20∼25달러선이다.
미국 가정의 15% 정도가 초고속 접속서비스에 가입돼 있어 아직 성장의 여지는 높다.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초고속 가입자수는 2000년 말 630만가구에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최대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SBC, 버라이존 등이다. ARS에 따르면 4개 업체 모두 시장점유율이 두자릿수에 이른다.
디렉TV 브로드밴드는 휴즈전자가 2001년 4월 틸로시티를 1억9800만달러에 인수한 이래 광대역 인터넷 시장점유율을 늘려왔다. 틸로시티는 당시 가입자가 150개 지역내 6만5000명이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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