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게임시장에 대한 외국 시각

◆조원영 인포그램즈코리아 지사장 wcho@kr.infogrames.com

 글로벌 게임유통업체의 한국지사장이면 고민이 많다. 국내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지사로서 당연히 제품 판매사업을 통해 국내 소비자 만족과 동시에 국내시장 성장에 일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첫번째 과제는 국내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면서 국내 개발자들이 전문적으로 양질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국내시장을 분석하다보면 해외에서 보는 국내시장에 대한 불평과 어떻게 국내시장을 게임시장 전체에 맞춰야 할지에 대해 종종 듣곤 한다. 이러한 불평섞인 소비자와 시장의 특성에 대해 귀기울인다면 국내 게임시장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소비자의 만족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적정한 게임의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메이저 해외 유통사는 한국에서의 게임가격을 세계에서 가장 낮게 책정한다. 실례로 작년에 5만장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타이틀 ‘네버윈터 나이츠’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주요 나라에서는 소비자가격이 49.99달러(약 6만원)였으나 한국에서는 3만5000원에 출시됐다. 한국이 미국보다 물가가 싸다고 할 수 있으나 그 가격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일단 게임을 로컬라이제이션하기 위해서 높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한국시장을 위해 개발자들이 투자하는 시간도 간과할 수 없다. 따져보면 유통사의 순이익은 3만장을 파는 캐나다나 뉴질랜드에 비해 훨씬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 개발자들은 과연 한국의 소비자 또는 한국의 시장을 위해 로컬라이제이션을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회의하게 된다.

 실제로 로컬라이제이션에 대해 인포그램즈코리아도 종종 본사를 설득하는데 매우 난처한 지경에 놓이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진행되는 로컬라이제이션이 결국 우리의 손익계산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의 유명 배급사들이 한국시장은 단지 허상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맞게 된다.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였고 시장이 불법 복제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두번째로 게임시장을 한번 살펴보자. 불법 복제로 인한 많은 PC게임시장의 침체와 많은 타이틀의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국내 메이저 PC게임 개발사는 온라인이나 콘솔게임 개발로 돌아서고 있다. 새로운 성공모델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웹젠의 뮤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개발사들은 지금 위태로운 과도기에 직면해 있다. 콘솔과 온라인게임은 3D 그래픽과 우수한 고가의 3D 엔진을 사들이는 것이 관건이다. 실례로 인포그램즈의 자매사인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언리얼 엔진은 50만달러를 호가한다. 하지만 국내의 몇개 업체만이 구입이 가능한 정도의 자본을 마련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국내의 3D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더 많은 비용이 투자돼야 하며 아직은 검증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설사 확실한 온라인게임을 보유하고 있고 그 온라인 게임을 살 만한 바이어를 찾는다고 해도 해외로 유통시키는 데는 아직 몇가지 풀어야 할 이슈가 있다. 국내 대부분의 개발사는 외국에 타이틀을 파는 것을 언제나 추가적인 매출로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마케팅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국내 개발사가 외국 유통사를 설득할 만한 적절한 소개자료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놀랄 만한 그래픽이나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흥미를 갖지 못한다는 점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국내 개발사는 게임을 훌륭하게 소개시켜 줄 유통사를 찾아야 한다. 또 마케팅 측면의 설명을 강화하고 그들의 타이틀을 해외에 팔기 위해 필요한 필수요건들에 대해 세심히 집어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외국의 비판과 한국의 게임시장이 세계의 게임시장에 어떻게 발맞춰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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