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V용 LCD 시장 제패 `눈앞`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최강국인 우리나라가 중대형(10인치 이상) 시장에서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TV용 LCD 시장에서도 이르면 연내 선두 일본을 제치고 정상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TV용 LCD 시장은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샤프를 필두로 마쓰시타·산요 등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진 분야. 그러나 세계 2, 3위인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쌍두마차를 내세운 한국이 올해 대공세에 나설 예정이어서 세계 제패가 시간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생산능력과 생산성 면에서 한국이 일본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와 삼성의 경우 올해 월 10만장 이상의 5세대 라인(1000×1200㎜, 1100×1250㎜)을 구축, TV용 대형 패널의 대량생산체제를 확보할 예정이나 일본 샤프는 5세대 투자시기를 놓쳐 기존 4세대 라인(680×880㎜)만으로는 한국업체들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과 LG가 보유한 5세대 라인(1100×1250㎜)라인의 경우 TV용 22인치 패널을 8장, 26인치 패널을 6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반면, 샤프의 4세대 라인에서는 20인치 제품을 단 3장 생산하는 데 불과, 2배 이상의 생산성 격차가 나고 있다. 특히 LG는 두 종류의 5세대 라인을 보유, 다양한 크기의 패널 생산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LG필립스와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TV용 LCD 시장점유율을 각각 내심 3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 아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LG와 삼성은 각각 소니와 마쓰시타라는 전략적 파트너를 통해 세계 최대의 LCD TV 시장인 일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세계 2위의 TFT LCD 생산국인 대만·AUO 등 대만의 일부업체들은 이미 5세대 라인을 구축, 디스플레이시장의 꽃인 TV시장 진입을 위해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대만은 가전분야가 취약하고 TV용 LCD는 세트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샤프가 1위를 사수하기 위해 6세대 라인(1500×1800㎜) 구축에 힘을 쏟고 있으나 내년 이후께나 가동이 가능한데다 설사 라인이 구축된다해도 5세대 투자경험이 없어 정상가동(램프업)까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국의 TV시장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현재 TV용 TFT LCD 시장은 모니터 겸용이자 세컨드TV인 15·17인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올해부터 20인치대의 메인TV 시장이 열리면서 시장규모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20만대 안팎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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