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승강기업체인 스위스 신들러(SCHINDLER)가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고 국내 승강기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중앙엘리베이터(대표 황종식)는 스위스 신들러와 진행해온 지분매각 협상을 마무리하고 합작법인인 ‘신들러중앙’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중앙엘리베이터는 선진기술 및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신들러와 매각협상을 진행해왔는데 지난달 21일 홍콩에서 신들러의 계열사인 자딘신들러측과 합작법인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정확한 매각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신들러가 추산한 중앙의 기업가치 약 100억원을 기준으로 절반 이상의 지분을 신들러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엘리베이터 황종식 사장은 향후 5년간 ‘신들러중앙’의 대표이사직을 보장받아 당분간 독자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들러중앙은 앞으로 세계 2위의 승강기업체 신들러가 생산하는 첨단 승강기종을 옛 중앙의 전국 영업망에 공급해 국내 승강기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됐다.
신들러중앙은 또 신들러의 비승강기부문(무빙워크·에스컬레이터) 영업을 담당해온 한국우정엘리베이터와 협력해 사업영역을 국내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부문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들러는 1874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유럽 최대의 승강기 전문업체로 한국시장에선 지난 92년 코리아신들러가 경영부실로 철수한 이후 승강기 분야 국내영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후 신들러는 한국시장 재진입을 위해 현대·동양에레베이터와 꾸준히 제휴를 모색해왔으며 결국 11년만에 국내시장에 다시 들어온 셈이다.
신들러중앙은 초고층빌딩용 고속승강기와 기계실 없는 승강기(MRL) 등 고가기종 판매에 주력할 방침인데 이미 지난해 말 울산의 아파트단지로부터 MRL 29대를 수주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신들러의 한국시장 진출로 승강기 내수시장은 오티스·미쓰비시 등 세계 3대 승강기업체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업계 주변에서는 “지난 92년 코리아신들러가 철수하면서 승강기 AS 문제로 기업 이미지를 흐린 전력 때문에 시장진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평가절하하면서도 신들러가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인 이상 현대·동양 등 토종 승강기업체에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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