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융합(컨버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메모리업계에서도 기존 반도체의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메모리인 F램(Ferro electric RAM)과 M램(Magnetic RAM)이 서서히 각광받고 있다. 이들 제품은 현재 널리 쓰이는 대용량의 D램, 고속동작의 S램, 불휘발성의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를 통합한 대체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F램은 종전 실리콘 대신 전기적 절연체의 일종인 강유전체(强誘電體)를 응용한 제품으로 전원공급이 중단되면 기억된 데이터가 모두 사라지는 D램과는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내용을 기록·수정·보관할 수 있다. 또 공정이 단순해 제조원가가 낮고, 기존 라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기존 메모리업체는 물론 비메모리업체들도 차세대 메모리인 F램과 M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업체를 포함해 인텔·AMD·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모토로라·램트론·롬·후지쯔·마쓰시타·도시바·ST마이크로·시메트릭스 등 해외 주요 반도체업체들도 관련 기술개발 및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특허 등록 경향에도 잘 나타난다. 2001년 미국 특허청의 특허등록 건수를 살펴보면 불휘발성 메모리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에 관한 기술특허가 1500여건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F램 특허가 1200여건, M램 특허가 600여건에 달한다. 향후 판세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 내에 시장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차세대 메모리의 개발여부나 진척상황에 따라 삼성전자·마이크론테크놀로지·하이닉스반도체·인피니온테크놀로지 등의 순으로 돼 있는 D램 업계의 시장 서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강국 한국의 학계 및 업계의 개발노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장현명 교수팀은 지난해 백금 전극상에서 제작한 BNdT(비스무트-네오디뮴-티타늄 산화물) 계열의 신물진을 이용해 신호전달 정확도가 높고 1000억회 반복되는 쓰기 및 읽기 동작에도 정보가 손실되지 않는 F램용 박막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 노태원 교수가 이끄는 전이금속산화물연구실은 BLT(비스무트-란탄-티타늄 산화물) 계열의 새로운 강유전체 물질을 개발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외국 반도체업체들 일부가 256K F램을 상용화한 데 반해 삼성전자는 4M F램 제품 상용화는 물론 32M F램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마친 상태. 또 M램 분야에서는 지난해 0.24㎛ 공정을 적용한 세계 최소 1T/1MTJ M램 셀(셀 크기 2.06㎛²) 개발에 성공하는 등 국산 차세대 메모리의 시장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하이닉스도 1.0V 이하의 초저전압에서 작동할 수 있는 F램 회로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비스무트-란탄-탄탈레이트 산화물과 같은 새로운 강유전체를 사용한 F램 개발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는 F램과 관련해 업계 최다인 80여건의 미국 특허를 등록하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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