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업계, 인터넷 대란 매출 확대로 이어간다

　‘정보보호 솔루션 특수를 잡아라.’

　최근 은행의 내부정보 유출과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이 잇따라 터지면서 정보보호 솔루션업체들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신, PC·네트워크 보안 등의 정보보호 솔루션업체들은 보안 관련 대형 사건으로 높아진 정보보호제품에 대한 관심을 실질적인 매출확대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보화 프로젝트에 일정수준 이상의 정보보호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만드는 정보보호영향평가제가 도입될 예정이고, 일반기업 역시 정보보호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네트워크 보안업체=침입방지시스템(IPS) 전문업체인 이카디아(대표 하현)는 이번 사태에서 고객사 시스템이 받은 웜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 제품 성능이 입증됐다며 이를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자사 하드웨어 기반 통합보안솔루션인 ‘엡솔루트’에 ‘침입탐지방지시스템(IDPS)’을 추가한 신제품을 조만간 출시하고 이를 올해 주력제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이번 인터넷 마비사태가 웜으로 인한 대량의 트래픽 발생이 주원인이었던 만큼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기가비트 방화벽에 대한 도입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기가비트 방화벽업체인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은 이번 사태 이후 기가비트 방화벽과 취약점 점검 솔루션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트래픽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통신사·금융 및 카드사·관공서 등을 목표로 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퓨쳐시스템(대표 김광태)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사 방화벽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콤과 공동작업을 논의하고 있어 조만간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서 고객사들을 안전하게 지킨 데 고무돼 있는 정보보호관제서비스업체들은 서비스 강화와 고객층별로 세분화된 상품 등으로 고객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대표 안용우)는 관제서비스 전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취약성 분석 재점검에 들어갔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IDC에 대한 이상 트래픽 추이를 평소보다 2배 이상 상세히 비교점검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역점을 두고 고객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웜 형태의 서비스거부(DoS) 공격에 대한 방어를 위해 침입탐지시스템(IDC) 담당자들과 대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코코넛(대표 조석일)은 다양한 패키지를 고를 수 있는 중저가형 서비스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며 시스템의 복잡성과 관리서버 대수, 서비스 월매출 및 장기계약 월수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VIP 클럽을 규정하고 고급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코코넛은 KIDC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윈도의 보안에 대한 교육을 공동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신 및 PC보안업체=국내 백신업체는 이번 인터넷 대란이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외국에 비해 국내에서 큰 피해가 일어나면서 토종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보안 수준을 평가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 컨설팅시장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정보보호전문업체 중 상대적으로 높은 바이러스 분석능력을 강조해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서버용 백신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인터냇 대란 과정에서 KT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유기적인 기술협력을 가졌다고 판단, 통신업체 고객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 회사는 통신업체에 관련 기술 지원을 지속해 향후 영업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계속한다는 복안이다.

　영업적인 측면 외에 토종 백신업체들은 향후 슬래머 바이러스와 유사한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해 백신기술과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백신 외에 최근 영입한 홍승창 연구소장의 지휘 아래 한동안 주춤한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하우리는 이번 대응에서 잉카인터넷 및 해커스랩과 공조한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다른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업체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