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인터넷망 마비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인터넷 쇼핑몰업체들과 PC방, 심지어 네티즌까지 인터넷 마비 사태에 대해 통신사업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하루종일 유저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온라인게임업체들은 보상문제를 놓고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일부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협회 등은 KT 통신사업자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한솔CS클럽 황병종 상무는 “현재 담당 법률팀을 중심으로 계약과 약관을 면밀히 검토중이며 서비스 불통에 따른 손해액과 협력업체와 커뮤니케이션 단절로 인한 재고, 결제, 배송 등에 따른 피해액을 추정하고 있다”며 “협회 등을 통해 피해보상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이번 피해에 대한 보상을 KT,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ISP들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책 마련을 요구키로 했다.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매출 타격에 대해 통신업체들에 보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한게임’ ‘넷마블’ 게임포털의 경우 게임 접속이 되지 않으면서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구제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넥슨 등 일부 온라인게임업체들도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과 함께 온라인 결제시스템이 마비됨으로써 발생한 손실 등을 보상받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대개 게임업체의 문제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약관에 따라 보상해주면 되지만 이번 사태는 회선상 불가항력적인 문제기 때문에 게임업체가 보상해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따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문제인지 등을 놓고 고심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대해 인터넷 마비가 빚어진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26일 새벽 3시까지 게임 데이터 손실을 입은 유저들에게 데이터를 원상복귀해주기로 결정했다. 또한 넥슨, 웹젠 등도 이같은 피해보상을 게이머가 요구해 올 경우 원칙적으로 보상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게임 유료회원들이 게임 접속을 하지 못한 시간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게임업체들이 받아들일 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한게임’이나 ‘넷마블’ 등 인터넷광고를 유치한 게임포털의 경우 광고주들이 게임접속이 안된 시간 만큼 광고 게재를 연장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다음카페에는 26일 ‘한국통신 030125대란 대책위(http://cafe.daum.net/antiantikt)’가 발족됐다. ‘한국통신은 웜바이러스대란 피해보상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카페에는 KT를 직접 겨냥, 이번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하라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카페 게시판에는 ‘무슨 수를 내서라도 한국통신으로부터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입하라고 노래부를 때는 언제고 그 많은 돈으로 뭘 한 거냐. 예방하는 데 투자할 돈은 있다고 본다’(스티븐 제라드), ‘인터넷이 하도 안돼서 시스템을 다시 깔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열받는다’(딱따구리), ‘인터넷 너무 자주 인터넷이 안되는거 아닙니까.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500만명이 넘었다고 광고하면서 툭하면 서비스 안되는 거 너무합니다’(재환) 등 KT를 성토하는 글들이 속속 답지하고 있다. 보상을 받으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하는 글도 올라온다.
다음 카페 외에도 프리챌·네띠앙·엠파스 등 인터넷 포털의 각종 인터넷, 네트워크 관련 동호회에도 KT에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인터넷 쇼핑몰이나 PC방 업체들이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뜻을 보였으나 네티즌들이 직접 손배소에 나설 뜻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네티즌들이 KT측에 직접 손배소를 요구하지 않은 데다 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 서비스 중단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한 사례가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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