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e-Biz클럽 토론회]IT산업 수출 현황과 활성화 방안

 제12차 e-Biz클럽 토론회가 24일 ‘IT산업의 수출현황 및 활성화방안’이란 주제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지역마다 다른 수출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국 제품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는데 공감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IT산업 수출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콘텐츠 등 품목의 다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IT산업 수출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도 반도체, 이동통신단말기와 같은 일부 하드웨어 등의 품목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장 등 외부경쟁체제가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고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 마케팅에서부터 제품판매에 이르기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체제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사와 한국커머스넷(대표 안병문)이 공동주관하고, 한국전산원이 후원하는 제12차 e-Biz 클럽 토론회 참석자들은 ‘IT산업의 수출현황 및 활성화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날 “해외 진출을 노리는 기업간 경쟁도 좋지만 채산성을 저해하는 과당경쟁은 지양해야 하며 IT기업들이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나 대기업이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준철 정보통신부 국장(국제협력관)의 주제발표와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를 요약정리했다. 

 토론자

 사회 정태명(성균관대 교수)

 주제발표 양준철(정보통신부 국장·국제협력관)

 토론 최종욱(마크애니 사장)

  김병석(현대정보기술 상무)

  이재웅(티맥스소프트 사장)

  윤희진(가이약스코리아 사장)

  최순영(한국정보문화진흥원 센터장)

  윤병남(한국전산원 단장)

 

 ◇사회(성균관대 교수)=IT산업의 수출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IT기업들도 수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많은 애로점이 있다고 들었다. 각사가 수출을 추진하면서 어떤 경험을 갖고 있는가.

 ◇김병석(현대정보기술 상무)=소프트웨어 강국이라 하지만 내세울만한 제품이 없다. 또 해외진출이 황금알 낳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케팅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 비해 결과물이 빨리 나오고 있지 않다.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이 수출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의 제도와 신용도가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현지 관리에 대한 IT 재교육이나, 전문인력 파견 등 현지 프로젝트를 검증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경험상으로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갖고 섣불리 해외에 나가서는 안될 것 같다.

 ◇이재웅(티맥스소프트 사장)=국내 기반이 갖춰졌다고 해서 해외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반이 갖춰져야 해외에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역차별당하는 경우다. 외산 제품을 기술력으로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 기술에 대한 믿음이 없는 분위기다. 국내에서조차 이렇게 싸우기 힘든데 외국에서 어떻게 힘을 얻어 싸우겠는가. 또한 제품별로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하는데 있어서도 접근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무조건 과잉투자하기보다는 충분히 시장을 검토하고 그 시장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종욱(마크애니 사장)=시장 특성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은 중요하다. 일부 기관들은 해외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의 똑같은 접근방식을 펼치고 있는데 일본 이외에는 잘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국내의 기초체력은 수출기반이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쉽지 않다.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단계에 걸쳐야 하며, 기술력보다는 인맥으로 성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기초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해외수출을 하라고 하지만 과연 여기에 부응할 곳은 몇몇 대형 SI업체뿐이다. 이들과 벤처기업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다.

 ◇윤희진(가이약스코리아 사장)=가이약스코리아는 일본 본사에 한국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을 소개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시장이 뚫기 어렵다고 하는데 인터넷 제품에 대해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많이 채택하고 있는 추세다. 본사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경험인데 일본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면 우리나라 제품보다 질이 떨어져도 무조건 채택한다. 이처럼 상당히 보수적이란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대처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사회=경험에서 우러나온 좋은 얘기들이다. 이처럼 기업이 여러 애로점을 갖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아마도 국내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정부도 이에 대해 많은 지원책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최순영(한국정보문화진흥원 센터장)=수출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개발도상국과의 문화교류, 노하우 수출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청년봉사단도 지난해보다 두배 늘려 파견할 예정이며, 개발도상국의 CEO, CIO, 기술자 등을 중장기적으로 초청해 연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캄보디아에 설치한 IT교육센터처럼 3개국을 더 선정해 개발도상국의 IT활용도를 높이고 인적교류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

 ◇윤병남(한국전산원 단장)=IT 수출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많이 활용하도록 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장비업체와 국가의 지원을 통해 해외 현지에 IT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러한 모델을 만들어 외국인들이 국내에 방문했을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국가와 제휴를 통해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사회=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이를 위한 돈을 내는 등 적극적인 방향모색도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끝으로 IT수출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줘야 할 부분과 기업들이 챙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겠는가.

 ◇이재웅= 소프트웨어는 국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정부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기술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도 그런쪽에 관심을 갖고 기업도 그러한 기업이 되도록 공감대를 만들었으면 한다.

 ◇김병석=국내업체끼리 과당경쟁이 심하다. 정부가 개입하기 힘들겠지만 협회 등을 통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별로 전문화·특화된 것에 대해서는 교통정리하고 지원하는 것이 해외에서 경쟁력과 채산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채 해외진출은 어렵기 때문에 국내 사례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도 필요하다.

 ◇최종욱=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기술확산 정책을 펼쳐야 할 때다. 동남아지역의 경우 IT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교수를 동원하고 있다. 이를 참조해보면 국내 대학을 중심으로 기술확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국내 대학교수가 중간역할을 하고 정부기관에서 협조해주는 입체적인 작전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 뒤를 대기업이 따라가고 정부도 인프라 구축지원자금을 풀어준다면 해볼만하다.

 ◇사회=정부가 발표를 해도 잘못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수출을 지원해주더라도 분명한 평가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업들도 개발도상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착취가 아니라 협력체제로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열린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나 기업 모두 다양한 입체전략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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