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계 기준 변경-유통업계 태풍의 눈](중)경쟁이냐, 실속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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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산정 방법의 변화에 따라 나타난 가장 큰 흐름은 주력 판매제품군의 이동이다. 유통업계의 경영목표가 외형에서 수익 위주로 바뀌며 마진이 높은 상품 판매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주요 유통업체는 또 반품·재고 등의 부담이 없는 수수료 매장 대신 직매입을 통한 직영 매장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분주하다. 매출과 수익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독점브랜드·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PB상품은 전체 판매가를 매출로 산정할 수 있고 중간 유통 배제로 평균 30∼40%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가장 큰 외형감소 사태를 맞을 백화점은 일단 ‘수익경영’이라는 기본방침만 수립해 놓고 있다. 수수료 매장의 비중이 80%에 이르지만 직영매장 운영시 추가 물류비나 운영비 매출채권 회수, 재고 등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단 백화점과 할인점을 모두 운영하는 유통업체는 주력 부대를 할인점에 투입하는 추세다. 올해 새로 문을 여는 대형 백화점은 4곳에 불과하지만 신세계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까르푸·월마트 등 빅 5 대형 할인점은 44개 점포를 새로 출점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가격 경쟁력, 다양한 상품, 다점포화 등의 전략으로 외형 급감에 따른 대외 이미지 손상, 심리적 압박감 등을 보완키로 했다.

 직매입 규모가 큰 할인점은 백화점보다 느긋하다. 이마트가 97%, 홈플러스가 90%, 롯데마트가 60% 수준이어서 바뀐 회계기준을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할인점은 이와함께 수익성 높은 PB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여세를 몰아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업계의 제왕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새 회계기준으로 한차례 요동이 예상되는 곳은 평균 70%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미 TV홈쇼핑은 외형 때문에 손해를 보며 팔아왔던 가전·PC의 판매량을 줄이고, 수익이 높은 보석 및 고급 의류 중심의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지난해 2.5회 가량 방송하던 컴퓨터 판매를 주 1.5회로 줄이고 판매마진이 높은 식품·생활용품·의류를 비롯해 여행·티켓예매 등의 서비스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CJ홈쇼핑도 지난해 40여종이었던 독점상품을 100개로 늘렸다.

 인터넷 쇼핑몰도 매출목표를 낮춰 잡고 실속 경영에 들어갔다. 인터파크는 올해 매출목표를 총매출 기준 2450억원에서 수수료 기준 300억원으로 변경하고 흑자기조를 달성키로 했다. 이미 10여 종류의 가전PB 제품을 선보인 SK디투디도 올해 홈시어터 시스템 등 오디오와 비디오 상품 10여종을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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