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 폴리픽스 사장 jason.kim@polypix.com
1년 365일이란 시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여기에 멈춤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불연속적인 사건들만을 기억하는 것 같다. 작년 대부분의 국내 10대 뉴스에는 노무현 후보 대통령 당선과 2002월드컵 개최를 지목하는 데 이의가 없었다.
월드컵은 사실 유치 초기에 한일 공동개최라는 이유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가 4강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꿈은 현실로 나타났고 그 뒤에 숨겨져 있던 대한국민의 저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열광시켰는가. 그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무한한 도전을 응원하는 우리의 열정이었을 것이다. 태극전사를 응원할 수 있는, 그리고 동참할 수 있는 그 열정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가슴속 깊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IT산업은 실로 어려운 직면에 봉착해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좀 더 본질적인 곳으로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제 21세기의 모든 IT제품에는 ‘감동과 재미’라는 테마가 없으면 안될 것 같다. ‘감동을 주다’는 말의 영어 표현으로는 ‘touch heart’라는 것이 있다. 직역하면 ‘심장을 만지다’는 뜻으로 해석될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고객은 많은 감동을 원하고 있다. 예전엔 CEO의 성공스토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이젠 그것이 기업이 성공하는 데 일익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초기 코스닥으로 향하는 회사들은 CEO의 성공 스토리를 집중 부각하고 사건들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제품의 ‘성숙도와 완성도’를 대변하는 듯한 환상을 가지게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기업의 역할이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주들은 투자에 대한 이익을 얻음으로서 가치를 찾게 되고, 또한 고객은 자신을 감동시킬 IT제품을 구매함으로써 그 가치에 대가를 지불한다. 그러나 금전적이고 수적인 가치만이 진정한 회사가 지녀야 하는 가치일까.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은 높은 질적 성장과 숫적 성장을 최근 3∼4년간 이룩해 왔다. 또한 몇몇 스타업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러기에 엔터테인먼트 자체가 산업이 된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사회 전체의 인프라에 기여하는 방법에는 실로 회의적이 아닐 수 없다.
나날이 발전하는 초고속 인터넷망은 마치 온라인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듯이 비춰지고 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면 그러고 싶지 않은, 그런 식으로 ‘평준화’되지 않은 교육을 받고 싶고 다른 식으로 성공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한다.
과연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이런 초고속 유무선 인터넷망이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게임으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말고는 없을까. 그런 의미에서 2003년 우리정부의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은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설적이지만 이런 온라인게임의 발전이 곧 IT산업의 발전과 동일시되는 시각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떻게 가든 산으로만 간다는 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아닌가. 분명한 것은 IT산업이 감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새로운 가치창조와 사회기여에 바탕을 두며 고객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감성IT산업으로의 변화가 벤처업체에서도 많이 나타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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