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김남주 웹젠 사장

 온라인게임업체 웹젠의 김남주 사장(33)은 게임업계 스타일리스트로 통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3D 온라인게임 ‘뮤’를 직접 개발했고 설립 2년 만에 회사를 코스닥에 입성시켜 새내기 업체 성공신화를 창출했다.

 지난해 개발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한 그가 꺼내든 ‘사람 중심’ 경영스타일도 서서히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영원한 게임개발자를 자처하는 그는 웹젠 하면 세계에서 가장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가 떠오르게 하는 게 꿈이다.

 김 사장 사무실은 단출하다. 5평 남짓한 공간에 책상과 탁자를 빼면 별다른 장식이 없다. 하지만 한쪽 벽에 걸린 PDP 벽걸이TV와 콘솔게임기가 눈에 띈다. 틈틈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특별히 장만한 장치다. 점심시간이나 일과후에는 직원들이 수시로 사장실로 몰려와 한판대결을 벌이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게임을 많이 해봐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잖아요. 유명한 외산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재미도 재미지만 우리도 저만큼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라이벌 의식이 생깁니다.”

 김 사장은 한때 게임창작을 위해 하루종일 게임에 몰입하는 중독 아닌 중독까지 경험했다. 지난 2000년 온라인게임 ‘뮤’를 개발할 당시에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날밤을 새는 것도 다반사였다.

 골방에서 게임과 씨름하기를 7개월. 국내 최초 3D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뮤’는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에 수십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하는가 하면 서비스 한달 만에 엔씨소프트 ‘리니지’에 이어 동시접속자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웹젠은 ‘뮤’ 하나로 지난해 290억원의 매출과 16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단번에 메이저 게임업체로 발돋움했다.

 “뮤의 성공은 도전의 산물입니다. 3D 온라인게임은 시기상조라고 할 때 ‘뮤’를 만들었고 ‘뮤’는 3D 온라인게임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고졸 출신 사장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력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설계 디자이너에서 게임그래픽 개발자, 전문경영인에 이르기까지. 서른을 갓 넘긴 나이지만 숱한 역정이 펼쳐졌다.

 지난해 9월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개발자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그는 여전히 도전중이다. 처음에는 개발자가 전문경영을 잘할 것인가 하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직원 개개인을 존중하는 사업스타일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언젠가 다시 순수한 개발자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는 동·서양 게임의 특징을 ‘고스톱론’과 ‘포커론’을 들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국사람들은 다소 예측 가능한 고스톱을 좋아하는 반면 서양인은 여러가지 변수와 심리전이 가미된 포커를 좋아한다는 것.

 “웹젠의 목표는 세계적인 게임개발사 미국 블리자드와 같은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사람만 열광하는 게임개발은 곤란합니다. 웹젠은 머지않아 고스톱과 포커 유저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대작을 선보일 것입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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