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 신기술 눈돌린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미세회로 공정 기술에서 멀티레벨 셀이나 실리콘온인슐레이터(SOI)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후지쯔, NEC, 도시바 등이 멀티레벨 셀 반도체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며 오키전기산업 등은 SOI 반도체의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세회로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맞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부터 90㎚ 공정기술의 대량 생산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보다 더 미세한 공정기술로 반도체를 만들려면 상당한 기술적 난관이 예상되며 이를 해결하더라도 이 공정에서 경쟁력있는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장 경쟁력있는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해법으로 멀티레벨 셀이나 SO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멀티레벨 셀은 1개의 셀에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존 메모리와는 달리 2비트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용량은 2배로 늘어나지만 제조 비용은 단지 30% 정도만 올라간다. 또 SOI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절연층을 사용해 전류 누출을 최소화시켜 칩의 사용 전력을 절반 이상으로 줄여 반도체의 성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 판매에서 멀티레벨 칩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0%에서 50%로 늘려 2004회계연도에 2000억엔의 플래시 메모리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같은 실적은 2002회계연도에 비해 80%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미에현 제조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키로 했다.

 후지쯔는 AMD와 합작설립한 후쿠시마현의 후지쯔AMD세미컨덕터를 통해 32M, 64M, 128M 멀티레벨 메모리 칩의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올해 8000만개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NEC전자는 오는 6월부터 멀티레벨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멀티레벨칩으로 2003회계연도와 2004회계연도에 각각 150억엔과 300억엔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오키전기산업은 미야기현의 자회사에서 200㎜ 웨이퍼기준으로 월 1000개의 SOI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췄는데 올해까지 이를 3000장으로 늘리고 오는 2005년에는 5000장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밖에 히타치와 미쓰비시전기 역시 SOI 웨이퍼를 사용해 만든 통신용 칩의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멀티레벨 칩이나 SOI 기술 분야에서 다른 경쟁 업체들에 비해 앞서 있으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에 대한 예로 인텔이 이미 멀티레벨 셀 기술을 통합시킨 플래시 메모리 칩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이같은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IBM은 SOI 웨이퍼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들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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