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과 상품이 쏟아져나오고 피를 말리는 치열한 경쟁이 숨쉴 틈 없이 벌어지는 IT시장. 그만큼 어려운 곳이기에 성취감도 크고 흥미롭기도 하지만 때로는 외롭고 힘든 싸움을 치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IT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영원한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자신이 일하는 계통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회사 생활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IT시장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버겁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바이어코리아의 김유영 차장(34), 한국알카텔의 김여름 대리(29) 남매와 중계기업체 소스텔의 서원석 사장(48), IT컨설팅업체 동성글로벌의 서성호 사장(41) 형제는 그런 행복을 누리고 있다.
외국계 통신장비업체에 몸담고 있는 김유영 차장과 김여름 대리는 1남 1녀 가정의 평범한 오누이지만 IT업계 동료로서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김 대리가 주로 도움을 받는 편이다. 지난 98년 대만 통신장비업체 액튼의 한국 사무소에 입사하며 통신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김 대리는 당시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 몸담고 있던 오빠 김 차장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김 대리의 경우 전 직장이 출판미디어기업이었고 대학에서도 IT와는 무관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었기에 오빠의 도움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었다.
“당시 낯설게만 느껴지던 통신 용어를 이해하고 관련 시장을 파악하는데 오빠의 도움이 컸어요. 또 국내 기업과는 다른 외국계 기업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오빠인 김 차장은 동생이 밤 늦도록 IT 관련 서적을 읽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틈틈이 시간을 내 통신기술, 외국계 기업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이러한 협력관계는 김 대리가 2년간 액튼의 아태지역본부가 위치한 싱가포르에서 근무하게 되면서도 지속됐다. 당시 두 사람은 e메일, 메신저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은 물론 통신시장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로 자리를 옮겼고 두 사람의 사이는 여전히 돈독하다. 특히 두 사람이 근무하는 건물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기에 출퇴근도 같이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오빠가 많이 챙겨줬는데 지금도 많이 도움을 줘 너무 고맙다”는 김 대리는 “25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오빠가 바쁜 와중에도 이것저것 챙겨줘서 든든하다”며 밝게 웃는다.
소스텔 서원석 사장과 동성글로벌 서성호 사장 형제도 이들 남매 못지않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10년 넘게 엔지니어 생활을 해온 ‘기술통’ 서원석 사장과 10여년간 은행 재테크팀장으로 근무한 후 IT기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재무통’ 서원호 사장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반자다.
“형은 통신기술 측면에서는 누구 못지않은 전문가지만 아무래도 경영자나 사업가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죠. 반대로 저는 IT기업 컨설팅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최신기술 흐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형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이렇듯 서로의 빈 틈을 메워주며 협력해온 형제는 지난해 3월 동생 서성호 사장이 소스텔의 경영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더욱 완벽한 공조체계를 갖췄다.
서원석 사장은 “당시 소스텔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차에 IT기업 컨설팅 경험이 많은 동생이 필요해 도움을 요청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동생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생 서성호 사장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형 덕분에 일이 잘 풀렸다”며 “살벌하기까지 한 IT업계에서 믿음직스러운 후원자 역할을 해주는 형이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피를 나눈 형제인 동시에 IT시장이라는 치열한 격전지에서 함께 고충을 나누는 동료로 생활하는 이들에게 앞으로 한국 IT시장에서 건승하는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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