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하이테크 업체들 주식 배당금 지급 전망

 부시 미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주식배당금에 대한 세금철폐를 제안함에 따라 일반기업은 물론 현금이 풍부한 하이테크 업체들도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0억달러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스 주주들은 지난해 11월 배당금 지급 제안을 기각시켰지만 회사측은 이번 발표에 따라 세금이 철폐될 경우 이를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배당지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405억달러에 달하는 보유현금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돌려주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오랜 기간 거부해 왔다.

 주식배당금은 지난 90년대 말 하이테크 붐 시절 시대착오적인 개념으로 일축됐다. 기업수익 및 안정의 우량주 지표로 여겨지던 주식배당금이 주가가 치솟으면서 중요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신생업체들은 수익이 날 경우 설비투자, 연구,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 등에 자금을 쓰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보장책에 마음이 끌리게 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8일 경기활성화를 위해 10년간 6740억달러를 투입하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배당금에 대한 세금철폐를 제안했다. 그는 기업이 수익을 신고할 때 배당에 대해 세금을 한번 낸 뒤 주주들이 배당수입에 대해 세금을 다시 내야 하는 세법상의 불공평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배당금에 대한 세금이 철폐될 경우 현금이 풍부한 하이테크 업체들은 배당의 형태로 주주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존 체임버스는 지난해 주식배당금 제안이 기각됐을 때 “배당이 이중과세되지 않을 경우 배당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라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제프리 헨리도 8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배당금 지급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소식지인 ‘조망(The Outlook)’의 편집장 아니 카우프만은 하이테크 기업 투자자들이 하이테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더 큰 보상을 바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프라이스의 자산관리사 돈 피터스는 배당금을 지급할 능력은 되지만 배당금을 배분하지 않는 업체들은 스톡옵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지원 등 여러 이유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배당금은 기업의 전체적인 건전성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많은 종목들은 지금과 같은 약세장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S&P500지수의 351개 배당 지급업체들의 주가는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 평균 0.8% 올랐다. 반면 S&P지수는 같은 기간 40% 폭락했다.

 AP시장정보그룹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36% 가량이 보통주에 대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굿이어, 필립모리스, 제너럴모터스 등 기존 배당금 지급 업체들은 수년간 적어도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제공해 왔다. 반면 S&P500지수를 구성하는 265개 하이테크 종목 중 겨우 38개주만이 지난해 현금 배당금을 지급했다. 대부분 업체들은 상징적인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인텔과 IBM의 연간 배당률은 1%에도 못미쳤다. 야후와 아마존은 배당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최근 배당금 지급을 결정한 하이테크 기업은 반도체 메이커 맥심앤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네트워킹 업체 블랙박스, 하드드라이브 제조업체 시게이트테크놀로지 등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