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가 후끈하다. 신년 벽두부터 희망적인 소식들이 그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 발매된 god·신화·jtl의 앨범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한껏 움츠려 있던 음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가 하면, 해외 각지에서 국내 뮤지션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낭보가 쏟아지고 있다.
신인가수 리즈(LEEDS)는 최근 일본의 라디오 프로그램 순위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 현해탄 너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즈는 일본의 한국대중음악(K-POP) 프로그램인 ‘비트 오브 코리아(Beats of Korea)’가 발표한 ‘코리아 팝10’에서 남성듀오 브라운아이즈에 이어 당당히 2위에 랭크됐다. 특히 순위에 오른 노래는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인 ‘사일런트 굿바이(Silent Goodbye)’와 ‘그댄 행복에 살텐데’가 아닌 2번 트랙 ‘눈물만 고이죠’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앨범에 수록된 노래 모두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리즈의 매력은 슬픔이 억제된 듯한 보컬과 R&B 창법. 영화 ‘가문의 영광’ OST에서 ‘Don’t Know Why’를 불러 목소리를 알렸으나 정작 얼굴은 내밀지 않아 ‘얼굴 없는 신인가수’로 알려져 있다.
가수 박지윤도 해외 인기가 상한가다.
박지윤은 홍콩IFPI가 주최한 ‘2002년 국내/국제 음반판매 차트 종합시상식’에서 ‘난 남자야’로 최다판매상과 최다 에어플레이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일본 최고의 R&B가수 우타다 히카루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어서 더욱 의의가 크다.
‘난 남자야’가 수록된 5집은 2002년 한해에만 홍콩에서 6만장이 판매된 빅히트작. 2001년 4집 앨범과 함께 해외진출에 나서기 시작한 박지윤이 1년만에 ‘박지윤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보아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다.
보아가 지난 한해 일본에서 판매한 앨범은 250만장 가량.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발매된 ‘Listen to my heart’가 127만장 팔린데다, 한국어 앨범 판매량까지 합하면 250만장에 이른다. 국내에서 발매된 2집 앨범 ‘No.1’과 스페셜음반 ‘Miracle’이 82만장 팔렸으니,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선전한 케이스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보아는 일본의 버라이어티쇼 ‘홍백가합전’에 외국인 가수로는 유일하게 출연, 화제를 낳기도 했다. ‘홍백가합전’은 일본 공영방송인 NHK에서 매년 12월 31일 방송하는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으로 일본 가수라면 이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는 것을 영광으로 삼을 정도다. 한국 가수로는 조용필·김연자·계은숙이 출연한 적이 있으나 신세대 팝가수로는 보아가 처음이다. 더구나 일본 데뷔 1년6개월만이어서 일본에서의 보아의 인지도를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가수의 인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더욱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외국에 음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시장이 어떻게 블록화되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다음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는 가수 신해철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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