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불황 타개를 위해 해외진출을 서둘렀던 SI업계의 올해 해외사업성적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S·LGCNS·SKC&C·현대정보기술·포스데이타 등 SI업체들은 올초 매출액의 1할을 해외사업에서 벌어들이겠다는 의욕을 보였으나 결과는 목표치의 50∼70%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SI업계는 그러나 실적은 목표치에 미달했으나 해외진출 기반을 다지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업계가 포화상태인 국내시장 극복을 위해 외국에 현지법인을 잇따라 세우고 대상지역을 동남아에서 중국·중동·일본 등지로 다변화한 데 이어 수출품목도 금융을 비롯해 전자정부·지능형교통시스템·의료·대학정보화·패키지 솔루션 등으로 늘려 나간 데 따른 것이다.
매출목표가 미달한 것은 SI의 특성상 프로젝트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이 길고 전세계적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현지국가에서도 IT투자를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경향이 대세를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진출이 아직 시작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연초 목표액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해외 언론을 대상으로 광고·홍보 활동을 활발히 펼쳐 현지에서 한국 SI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인지도가 높아지는 성과를 올렸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확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SI업계의 해외사업실적 추정치를 보면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1억4000만달러를 수주했지만 연초 계획했던 2억달러에는 크게 못미쳤다. 삼성SDS가 집중 공략한 곳은 중국 40개 지역 관광정보화사업과 일본 삿포로시 커뮤니티데이터센터 구축사업 등이다.
매출의 10%인 125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기로 했던 LGCNS는 필리핀 등기전산화 추가사업과 LG전자 해외법인의 IT프로젝트 등을 수주했지만 결과는 목표액의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LGCNS는 다만 중국 광저우·톈진·산둥지역에 합작법인을 설립함으로써 해외기반을 다진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과 파키스탄의 금융현대화 사업을 잇따라 따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400억원 정도를 수주했지만 수주목표액 700억원에는 못미쳤다. SKC&C는 지난 1년 동안 공을 들여온 베네수엘라 프로젝트 협상이 답보상태를 거듭해 전체 매출액의 2%를 밑도는 100억∼15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포스데이타는 중국 철강업체와 인도네시아·캄보디아 현지의 IT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수출호조에 힘입어 매출액의 10% 가량인 400억원의 해외사업 실적을 거둬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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