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투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고부가가치·고성장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1등상품 개발 등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이 R&D 투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보통신부가 내년도에 총 9718억원을 정보통신 연구개발사업(핵심기술개발·인력양성·표준화 등)에 투입키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특허건수는 많았지만 기술개발 활용도는 저조했던 연구개발사업 추진체계를 개편키로 한 것도 가닥을 제대로 잡은 정책이라고 본다.
최근 기획예산처 협의 및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2003년 정보통신연구개발 기본계획’의 주요골자는 미래 성장동력 배양을 위한 핵심기술개발(7061억원), IT 기초·고급인력 양성 및 재교육(1688억원), 이용자 편익증진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표준화(292억원),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677억원)에 1조여원을 투입하는 등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보통신부가 꾸준히 추진해왔던 이 사업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IT 전체 부가가치의 10%(45조원)에 이를 정도로 그 파급효과가 엄청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발자 위주의 공급형에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으로 바꾸는 등 개발과제와 투자전략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잘 알다시피 R&D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기술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지능화·융합화되고, 산업구조와 고용구조가 급격히 재편되는 디지털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일등 상품개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확대를 강조하면서 이 사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의 주요과제인 임베디드SW·위치기반서비스(LBS)·언어정보처리·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2.3㎓대역 고속무선인터넷(HMI)·바이오인포매틱스·초고집적(50㎚급) 회로설계 및 공정기술 개발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전기술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책임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연구개발사업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대목이다. 사실 핵심기술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연구기획 및 관리, 평가체계의 혁신과 선도 기반기술 개발사업을 도모함으로써 장기적인 시장예측과 국가적 관점에서 기술기획 및 평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또 세계 시장 진출과 기술개발에 따른 이윤확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연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추진해 왔던 정보통신연구개발 사업은 특허등록 건수가 우리나라 전체의 1.38배에 이르는 등 기술적 성과는 컸지만 개발기술의 활용도가 저조하고 민간 연구개발 투자유인 효과도 낮았다.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등록한 특허의 인용도가 세계 평균 수준의 50%에 불과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SW와 서비스 관련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이동통신과 디지털방송 등 유망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정보통신연구개발 기본계획이 계기가 되어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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