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피플]이상록 나노메가트로닉스사업단장

 “21세기를 나노시대라고 말하지만 실제 나노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실생활에 쓰이기 위해서는 각 제품의 특성에 맞는 제조공정과 이를 구현하는 장비 개발이 선결과제입니다.”

 최근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으로 문을 연 한국기계연구원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의 이상록 단장(49). 그는 나노기술이 적용된 생활용품이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우선 제조단가가 현재보다 파격적으로 낮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속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기술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노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공정을 연구하는 데 나노메카트로닉스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정부가 지향하는 6대 신산업(IT·BT·NT·ET·ST·CT)과 전통산업의 연계를 통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나노기술”이라며 “나노 개발은 특히 지하자원이나 식량자원 등의 보유 여부와는 관계없이 우리의 장점인 인력으로 얼마든지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조선·생산·기계공학 등 이공계 중에서도 기초에 속하는 분야를 두루 섭렵한 그는 시속 350㎞급 한국형 차세대 고속전철 제작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가 개발한 독자적인 피로설계 및 내구성 평가기술이 호남선에 도입되는 한국형 고속전철에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1250톤급 직압식 플라스틱 성형사출기를 국산화해 제작원가절감과 수출 물꼬를 트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세계 나노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나노메카트로닉스 분야에 뛰어들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전공한 기계공학이 밑거름이 됐다.

 “10∼100㎚에 이르는 극미세산업용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기존 공정기술의 고도화와 신공정기술이나 공정 관련 장비의 개발, 나아가 생명과학·광전자기술·전자공학·마이크로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부품적용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 혁명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는 나노기술에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접목해 향후 2012년까지 정부예산 1000억원, 민간매칭펀드 286억원 등 모두 1286억원을 지원받아 나노 단위의 극미세산업용 부품제조기술 개발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올해에만 벌써 나노패턴 공정기술 개발에 52억원, 나노프로브 응용공정기술 개발 29억원, 나노장비기술 개발 15억원, 나노공정 요소기술 개발 16억원 등 모두 112억원의 연구비를 이미 집행했다.

 참여기관만도 65곳이나 된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39개 대학, LG전자를 포함한 기업체 5곳이 있다. 또 연구기관은 한국기계연구원 등 21곳에 달하며 미국의 MIT,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 및 노스웨스턴대학, 벨로루시의 메탈폴리머연구소(MPRI) 등이 국제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10㎚급 나노공정 및 장비기술 개발로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력>

 △76년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78년 현대중공업 기관의장설계부 △80년 한국과학기술원 생산공학 석사 △87년 미국 워싱턴주립대 기계공학 박사 △현재 한국기계연구원 지능형정밀기계연구부 책임연구원, 나노메카트로닉스 기술개발사업단장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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