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VDSL 독자표준 추진

중국이 3세대(G) 이동통신에 이어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VDSL 분야에서도 독자표준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을 전략시장으로 삼고 있는 국내 통신장비업계의 대응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VDSL 장비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내년부터 본격화될 VDSL망 구축사업에 앞서 정부 차원에서 자국의 VDSL 표준방식을 규정한 차이나스펙(VDSL 표준화 넘버 YD/T1239-2002)를 확정, 자국 내 장비업체 및 해외 VDSL 칩세트 생산업체들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마련한 VDSL 장비의 표준규격은 국내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2밴드 및 4밴드 방식이 아닌 3밴드 방식으로 상하향 동일한 전송속도의 구현에 초첨을 맞춘 기존 장비와 달리 상향속도에 비해 하향속도를 크게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1km의 거리에 하향 30M, 상향 10M를 구현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이 3밴드 방식의 VDSL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국 실정에 맞는 VDSL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VDSL시장에서 독자노선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에 앞서 중국은 3G 분야에서도 독자표준 제정을 위해 WCDMA 및 cdma2000 방식과 다른 TD-SCDMA방식의 기술개발에 들어간 상태여서 앞으로 통신산업 전반에서 독자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국내 통신장비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3밴드 방식의 VDSL 장비 도입을 통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이미 인피니온과 업무협조를 통해 핵심부품인 VDSL 칩세트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한 데다 화웨이와 중싱 등 중국의 네트워크장비생산업체도 3밴드 방식의 VDSL 장비 양산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들의 조기대응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내 최대 VDSL 장비생산업체인 미리넷의 이상철 사장은 “현재로서는 중국의 독자표준 움직임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중국의 독자표준 추진은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업체들에 또다른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마련한 VDSL 장비 표준안은 A4 용지 160쪽 분량의 내용으로 핵심 칩세트는 QAM (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 및 DMT(Discrete Multi-Tone) 방식 중 어느 것이든 채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나 고속전송 구현을 위해 일반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4밴드 방식 대신 3밴드 방식을 사용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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