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본 올 `남북 IT·경제교류`

 남북 IT교류협력 분야에서 2002년은 ‘시련과 희망’이 교차하는 한해였다. 남북은 서해교전과 ‘북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 발표로 불거진 악재를 겪으면서도 전반적으로 남북 IT·경제 협력의 큰 틀을 유지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신의주·개성·금강산특구 제정=북한은 9월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는 ‘신의주특별행정구’를 설정한 데 이어 11월 ‘개성공업지구법’(5장 46조), ‘금강산 관광지구법(29개조)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 특구법은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 경제적 특혜 등 운용면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성격은 다르다. 특히 신의주특구의 경우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양빈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개발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의선·동해선 연결공사=남북은 공사를 착공한 지 2년만인 지난 9월 18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 남북은 또 한동안 중단됐던 군사분계선(MDL) 지뢰제거 작업을 완전히 마쳤다. 경의선 철도는 올해 말, 도로는 내년 봄까지, 동해선 철도는 저진-온정리, 도로는 송현리-고성 구간을 내년 9월까지 완공키로 합의했다.

 ◇남북 첫 민·관 통신 협상=정통부 고위관리 및 KT·SK텔레콤·삼성전자·LG전자·현대시스콤 등 5개사 임원들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사상 첫 남북 통신회담을 갖고 CDMA방식의 이동전화사업과 국제전화 관문국 고도화사업을 공동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북미관계의 냉각과 CDMA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후속 협의는 무기한 연기됐다.

 ◇북한 경제시찰단 남한 방문=지난 92년 이후 10년 만에 장성택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해 북한의 경제시찰단 18명이 10월 26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북측 시찰단은 삼성전자·한국전자통신연구원·포스코·이레전자 등 여러 분야의 산업현장과 공단·연구단지·관광지 등을 둘러봤다.

 ◇민간분야 IT협력 지속=지난해 출범한 남북합작회사 ‘하나프로그람센터’에서는 평양정보쎈터 연구원 약 30명이 파견돼 다산네트웍스 등 남측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두차례에 걸쳐 186만달러를 투자해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사업을 벌였고, 하나로통신은 2차로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남북합작 제작사업에 들어갔다.

 ◇대학간 IT협력 본격화=2003년 개교 목표의 남북한 첫 합작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이 6월 평양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포항공대와 평양정보쎈터가 공동개발한 ‘가상현실 건물 탐방 체계’는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에서 전시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양대는 지난 7월 2명의 공대 교수를 김책공대에 파견해 두달 동안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운용체계와 시스템 분야를 강의했다.

 ◇남북 합작 첫 ‘인터넷 복권사이트’ 개설= 훈넷은 올해 초 북한의 조선장생무역총회사(장생)·범태평양조선민족경제개발촉진협회와 공동으로 ‘조선인터네트복권프로그람개발합영회사’를 설립하고 4월 2일 평양에 외부에서 접속이 가능한 남북합작 첫 인터넷복권 사이트(http://218.30.249.12)를 개설했다. 훈넷과 장생은 또 합영회사내에 처음으로 PC방을 열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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