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업계 `세대교체`

 올 한 해 경기침체로 부침을 거듭했던 국내 리눅스 업계에 최근들어 신구 업체간 세대교체가 급진전되면서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리눅스 산업 태동기부터 업계를 이끌어온 1세대 리눅스 전문기업들이 올들어 매출부진으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업종전환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공백을 대신할 신생 기업이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시장재편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1세대 기업, 불안한 행보=국내 리눅스 대표기업을 자처했던 리눅스원은 김우진 초대 사장의 퇴임 이후 지난 10월 취임한 박동인 신임 사장이 최근 다시 사임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눅스원은 박 사장의 영입으로 게임시장 신규진출 등 업종전환을 모색해왔으나 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박 사장이 물러나면서 향후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현재 리눅스원은 최욱제 최고기술담당(CFO)이 후임 사장 인선작업을 비롯해 임시로 회사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리눅스원과 함께 1세대를 대표해온 아델리눅스,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는 올해 판매부진 등으로 회사를 정리한 상태다. 또 리눅스 서버 판매에 주력해온 리눅스코리아(대표 박혁진)는 대형 통신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인증솔루션 영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신생 업체 연이어 등장=1세대 기업들이 리눅스 업계를 떠나고 있는 반면 신생 기업들의 시장진출은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리눅스원 출신 인력들이 회사를 설립, 리눅스 사업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생 기업인 아이겟리눅스(대표 문희탁)는 리눅스원이 개발을 포기했던 배포판을 비롯해 리눅스 기반의 보안솔루션, VOD서버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역시 리눅스원 인력이 주축이 돼 최근 설립된 엔티씨코리아는 레드햇 제품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 정치인 출신의 대표이사 영입을 서두르는 등 조직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참미디어테크가 수세리눅스와 국내 독점 총판계약을 체결, 리눅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불안정한 사업을 지속했던 수세리눅스코리아의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예상되는 시장재편=이처럼 신구 업체간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2003년 리눅스 업계에는 시장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올 상반기까지 국내 투자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왔던 외국계 리눅스 업체들이 최근 다시 국내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리눅스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 설립 이후 올해처럼 회원사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며 “신생업체들이 속속 설립되고 있지만 1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체 솔루션 개발보다는 외산 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어서 향후 시장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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