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The News]이용경 GDBe 의장

 

 “앞으로 사이버보안·인터넷지불, 나아가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각국 민간부문의 의견을 수렴해 전자상거래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초고속인터넷의 확산과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각국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99년 전세계 60여개국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출범한 국제전자상거래연합회(GDBe:Global Business Dialogue on Electronic Commerce)의 단독의장으로 최근 선출된 KT의 이용경 사장(59)은 수년내 도래할 글로벌 경제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GDBe는 지난 99년 1월 AOL·NTT·노키아·HP 등 전세계 60여개 글로벌 기업을 주축으로 창립된 전자상거래 연합체다. 전자상거래·국제통상·전자정부·정보격차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각국 회원사와 정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엔 지적재산권, 온라인 조세정책, 온라인 통상정책, 디지털디바이드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공동의장 체제로 운영된다.

 이용경 사장이 바로 GDBe의 단독 의장으로 선임됐다. 회원사들이 그의 활동을 높이 평가해서다. 이 의장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GDBe의 글로벌 공동의장으로 재직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GDBe 내의 디지털디바이드 워킹그룹 의장을 맡아 정보격차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각종 국제회의는 물론 국제기관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GDBe의 정책을 알리는데 앞장섰다.

 그렇지만 이 의장은 자신을 한없이 낮출 뿐이다. 그는 자신의 활동보다는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앞선 IT 노하우와 KT·삼성전자·LG전자 등 IT기업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자신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입지가 넓어졌다는 생각도 한다. 이 의장은 따라서 글로벌 경제네트워크 구축에 우리나라 기업이자 자신이 몸담고 있는 KT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초고속인터넷과 정보격차 해소 측면에서는 KT의 노하우와 성공사례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예 내년 GDBe 총회에서 KT의 초고속인터넷사업의 성공사례를 발표해 세계 여러 나라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이 벤치마킹하도록 할 생각이며, 나아가 KT의 글로벌사업을 확대하는 계기로도 삼을 계획입니다.”

 이 의장은 특히 날로 확대되는 정보격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정보격차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후진국은 후진국대로, 또는 선진국과 후진국간 심화되고 있어 향후 산업화 과정보다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 역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예산을 확대하는 등 문제해결에 부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장은 무엇보다 각국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선진 정보통신기업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선진국 정보통신기업은 개발도상국 정부와 이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해 개발도상국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선진기업은 투자를 활성화해 양측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부문의 기업들의 역할을 기대했다.

 걱정거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세계 IT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GDBe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미국의 디즈니사 같은 큰 기업이 예산문제를 들어 GDBe를 탈퇴하기도 했다.이 의장은 “GDBe는 이미 유럽이나 미국·캐나다·일본 등 세계 각국의 지지의향서를 받아 전자상거래 정책관련 민간기업의 대표협의체로 인정받고 있으나 IT경기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상황 호전을 낙관한다. 내년에는 세계 IT산업의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세계 각국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관행을 확대해 국제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IT산업의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AOL 회장인 스티브케이스와 벨캐나다 회장인 미카엘 사비아와 같은 CEO와 함께 신규 회원사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용경 의장은 최근 KT 임직원들에게 책을 나눠줬다. ‘구트 그레이트: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짐 콜린스 지음)란 제목으로 사회에도 기여하는, 철학을 가진 기업으로 가는 길을 담은 책이다. 그가 바꿔놓으려는 민영KT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

 GDBe의 의장이라는 자리를 맡으면서 그와 민영KT의 변화하는 모습은 이제 곧 세계에도 알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43년 출생 △60년 경기고 졸업 △6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69년 오클라호마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 석사 △75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전자공학 박사 △75∼77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조교수 △77∼79년 미국 Exxon사 연구원 △79∼83년 미국 AT&T 벨연구소 연구원 △84∼86년 미국 벨커뮤니케이션스 리서치사 연구원 △86∼91년 미국 AT&T 벨연구소 연구원 △91∼93년 한국통신 선로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93∼94년 한국통신 연구개발단장 △94∼95년 한국통신 연구개발원 원장 △95∼96년 한국통신 연구개발원 무선통신개발단 단장 △96∼2000년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장 전무이사 △97∼현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정보통신표준총회의장 △99∼현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 연구전문위원 △2000∼ 2002년 KTF 대표이사 사장 △2001∼현재 UN 정보통신기술위원회(ICT) 위원 △2002∼현재 KT 대표이사 사장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