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즈의 첫 앨범은 노래가 이끌어낸 진정한 ‘마지막 대박’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봄과 여름은 그들의 ‘벌써 1년’이 거리의 스피커를 휩쓸면서 ‘얼굴 없는 가수’라는 약점을 딛고 7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음반 판매량으로 따지면 이후 김건모(‘짱가’)와 god(‘길’)가 더 높았을지라도 그들은 이미 스타덤을 확립한 기성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브라운아이즈와는 성격이 달랐다. 올해에 주목받은 신인가수 리치·비·휘성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판매량이 많았다. 음악 관계자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브라운아이즈와 같은 대박 신인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들은 음반시장 측면에서 ‘그 좋았던 시절’의 마지막 이름일지 모른다.
신인의 강점이 새로움이듯 그들의 ‘벌써 1년’ ‘With coffee’ ‘그녀가 나를 보네’ 등은 참으로 신선했다. 약간은 엇박 성의 펑키한 패턴의 노래는 비록 그들이 가성을 사용하고 R&B 부르기의 공식처럼 돼버린 ‘꺾기’를 동원했더라도, 강한 개성을 발휘하며 다른 R&B 곡들과는 뚜렷이 차별화됐다. 무엇보다 그들의 곡에는 리듬과 멜로디가 공존했다.
막 ‘리즌 포 브리딩(Reason for breathing)?’이란 제목의 2집 앨범이 나왔다. 첫 앨범이 나온 지 1년 반 이상이 흘렀으니, 1년이 멀다하고 뚝딱뚝딱 음반을 내는 풍토에 비하면 꽤나 신보가 늦었던 셈이다. 학수고대한 앨범으로서 팬들의 반가움은 크다.
타이틀곡으로 내정된 ‘점점’은 라디오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다시 한번 진가가 나타나고 있다. 신보가 확인해주는 것은 그들의 음악이 흉내내기 어려운, 확실한 자기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윤건과 나얼의 보컬 하모니와 리듬을 탈 줄 아는 가창은 피아노 기타(함춘호)와 기분좋은 앙상블을 이룬다. 그것은 도회지풍의 고급스런 무드와 세련됨이다. 그들의 음악은 생맥주집이 아닌 고급 카페에 어울린다.
하지만 그 얘기는 반대로 그들의 스타일이 익숙해지면 대중들의 ‘피로감’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는 말도 된다. 대중들은 ‘점점’에 대해 ‘벌써 1년’ 만큼의 신선함은 맛보지 못할 것이다. 전작에서 구축한 힘으로 신보가 많이 팔리겠지만, 음악적으로는 그만큼 힘든 입장인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곡의 대중적 흡수력도 전만 못한 느낌이다. 대중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곡’이다. 대중들은 아티스트의 자세나 장르의 매력이 아닌 곡을 따라간다. 전작을 주도한 강한 R&B 성향은 많이 누그러져 ‘For you’와 같은 발라드가 눈에 띄지만 그것들은 앨범을 탄탄히 해주기보다는 조금은 심심하게 들린다. 이번에 추구한 발라드들이 팬들 입장에서는 다른 가수들에 의해 익숙해진 패턴인 것이다.
전원석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떠나지마’를 비롯한 몇곡에서는 꺾기가 잦아 부담스럽게 들리기도 한다. 탄탄한 그들만의 음악적 성(城)을 쌓은 것은 분명하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대중의 선택이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진모(http://www.izm.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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