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PC업체, 내년 돌파 전망
삼성전자·LG전자 등 메이저 PC업체들의 내년 노트북PC 생산량이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 1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연산 100만대는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는 수량이라는 점에서 한국이 새로운 노트북PC 강국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새해 사업계획서에서 모두 100만대 이상의 노트북PC 생산·판매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컴퓨터시스템사업부는 내년 수출 70만대, 내수 30만대 등 총 100만대의 노트북을 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노트북PC 수출 40만대, 내수 20만대 등 60만대 판매에 머문 올해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에 제조자주도 설계생산(ODM)방식으로 슬림 노트북PC를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는 14.1인치 슬림 노트북PC까지 공급키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게이트웨이·마이크론 등으로부터도 일정물량의 노트북PC 수출주문을 받았으며 자체 브랜드로는 중국·유럽·일본 등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PC 가격하락에 대비, 내년 3월부터는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노트북PC를 생산하기로 했으며 특히 내년 수출물량의 절반을 이곳에서 생산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델에 납품하는 제품이 델의 주력제품은 아니어서 판매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메인모델을 수주할 경우 공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자가 브랜드 수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80만∼90만대의 노트북PC 수출을 예상하고 있는 LG전자는 내년 노트북PC 수출물량을 1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HP의 유일한 태블릿PC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내년에는 에이서의 계열사인 위스트론이 생산해온 IBM의 주력 노트북PC 공급까지 확보,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HP로부터 수주해 최근에 생산에 들어간 무선랜 PDA인 아이팩 5000시리즈 생산량까지 포함할 경우 LG전자가 공급하는 PC 및 PDA 생산량은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PC업체들의 노트북PC 생산량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D램·LCD·광저장장치 등에 이르는 후방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PC 공급가격 인하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