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유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소프트윈 부도의 여파로 지난달 소프트뱅크씨케이콥(대표 문규학·이하 SBCK)이 화의를 신청하면서 인성디지탈, 한빛소프트 등이 SBCK가 독점 공급했던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총판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소프트웨어 유통업계가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특히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유통시장 1위를 고수해온 SBCK의 화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SBCK, 다우데이타시스템, 인성디지탈 등 빅3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유통시장에 후발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등 구도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 3위 기업 반사이익 기대=기존 SW 유통업계는 SBCK에 이어 다우데이타시스템, 인성디지탈이 각각 1000억원, 8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며 2, 3위를 기록했으나 SBCK의 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에 SBCK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던 주요 업체들이 이들 업체로 선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BCK에 독점 공급권을 부여했던 시만텍과 한국매크로미디어는 각각 인성디지탈, 다우데이타시스템과 총판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나모인터랙티브도 내년 새 총판 선정을 위해 이들 기업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 2, 3위 기업은 SBCK와 유사하게 MS 제품을 주축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영업을 전개해온 만큼 SBCK의 사업을 가장 신속하게 이어받을 수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중견기업 두각=빅3기업 외에 이번 소프트윈 부도사태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는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다.
한빛소프트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과 온라인 게임을 주로 유통해왔으나 최근들어 패키지SW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나모인터랙티브와 올해말까지 한시적 단독총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한글과컴퓨터의 양대 총판 중 하나인 이안컴의 사업포기에 따라 한컴의 새 총판으로 선정됐다.
콜센터사업에 주력해온 콤텔시스템(대표 곽정흔)도 부도난 소프트윈의 MS 기업고객에 대한 사업을 승계받아 MS 대기업판매협력사(LAR)로 선정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기회인 동시에 위기=이같은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재편에 대해 일각에서는 SBCK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후발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노리겠지만 새롭게 패키지 유통사업을 강화하기에는 오히려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패키지 SW시장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데다 소프트윈 부도사태로 인한 유통시장 경색으로 인해 총판계약에 따른 위험도 그만큼 크다는 분석이다.
중견 유통기업인 소프트랜드의 신근영 사장은 “SBCK의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을 마다할 리는 없겠지만 적극적으로 유통시장에 뛰어들 생각은 없다”며 “유통보다는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면서 추이를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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