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1월 하순이 되서야 겨우 필름이 완성됐다. 이제부터는 주제가를 만들고 성우들의 녹음작업을 하는 포스트프로덕션 단계다. 그러나 성우 및 음악·믹싱을 맡아주신 모든 분들의 헌신적인 협조로 검정고무신은 2001년 설날 아침 10시에 시청자들을 찾아 갈 수 있게 됐다.
이미 만화책 출판을 통해 60년대 부모님들의 힘들었던 삶과 애환이 전달되어 있었지만 영상을 통해 새롭게 전하는 TV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은 또다른 맛으로 안방을 장식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다 일체감이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부모님들이 어떻게 살아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후세대에게 전달했다는 자부심으로 그동안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가 있었다.
3일의 연속 방영이 끝나고 시청률이 예상외로 높게나오자 방송국도 크게 만족하였고, 애니메이션을 맡은 감독으로서도 원작자를 떳떳이 대할 수가 있게 되었다. 자기 자식과도 같은 작품들을 나에게 맡겨놓고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까. 작품이 잘못나오거나 인기가 없으면 원작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줄 것이라는 우려는 보지 않아도 뻔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검정고무신은 KBS 담당PD에겐 방송대상의 영예를, 세한동화에는 대한민국 영상·만화대상에서 TV시리즈 우수상이라는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이제 검정고무신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면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도 일본만큼 강해질려면 이미 출판시장에서 히트되고 있는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하도록 권하고 싶다. ‘아기공룡둘리’ ‘날아라 수퍼보드’ ‘검정고무신’ 등이 출판작가와 애니메이션 제작사간 협력을 통해 성공한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출판시장에서 히트되고 있는 작품들은 이미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만큼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해도 성공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입장에서도 초기개발비와 제작기간을 크게 단축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분야 비전문 신규회사들이 콘텐츠 개발비에 수십억원씩을 사용하고도 정작 제작비가 조달되지 않아 중도에 사업을 중단한채 신음하고 있는 현실을 많이 보아왔다.
사업의 성공이 어렵게 돌아가는 길에 있지 않고, 쉬운 길에 있는데도 오늘도 반복되는 실수를 여기저기서 하고 있다. 본작품에 50%의 제작비를 투자한 KBS에 감사를 하고 싶다. 그리고 외부투자없이 순전히 하청작업(OEM)으로 확보된 자금으로 제작하다보니 13회밖에 제작하지 못한점이 아쉽지만 본방송에서 나타난 열기와 며칠전 끝난 재방에서도 신작들을 능가하는 시청률이 나올 때는 삶의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다시 후속편 26부작을 구상해보면서 검정고무신의 원작자인 이우영, 이영일 작가분들의 전폭적인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초인적인 열정으로 본 작품이 기간내에 완성되도록 참여해준 모든 스태프들과 시청자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한다.
<세한동화 송정률 대표겸 감독 saehahn@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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