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전자상거래 업체간 영역다툼이 불붙고 있다.
e베이와 아마존이 경기침체에 따라 쇼핑객 확보전을 벌이면서 상대방 영역을 빼앗기 위한 양사간 거센 공세가 한창이다.
지난달 양사간 격전지는 가전제품이었다. 아마존 회장 제프 베조스는 지난달 중순 어느 날 아침 세그웨이 스쿠터를 타고 TV에 출연해 자사 사이트 전자제품을 선전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e베이의 최고경영자(CEO) 멕 휘트먼은 컴덱스에서 새 가전 마켓플레이스를 출범시켰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케이트 델하겐은 “e베이와 아마존의 경쟁관계가 이제 절대적이고 직접적인 것이 됐다”고 진단했다.
베조스와 휘트먼은 지난 5년간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서로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방하면서 상대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갔다. 지난달 중순의 전자제품 PR 맞대결이 있기 며칠 전 아마존은 24개 브랜드 소매점을 하나로 묶은 온라인 의류점을 공식 개점함으로써 e베이 유망 분야 중 하나인 의류판매에 도전장을 던졌다. 휘트먼 CEO는 이에 맞서 컴덱스 전시회에서 e베이의 새로운 전자제품 코너가 일부 제품을 무료 배달할 것이라고 발표해 아마존의 자랑인 무료 배달 서비스에 맞불전략을 폈다.
미국의 온라인 소매는 전체 소매 매출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눈에 띄게 증가해 왔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한달에 한차례 이상 아마존과 e베이 사이트 쇼핑이나 브라우징을 하는 미국 가구는 각각 전체 미국 가구의 10%와 9%에 달했다. 반면 월마트 쇼핑 가구 비율은 64%에 이르렀다.
e베이와 아마존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범위를 전세계로 확장하며 영역구분 없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순수 온라인 경매로 시작한 e베이 총매출 가운데 22%가 아마존 사업분야인 일반 온라인 쇼핑으로 이뤄지며 e베이 홈페이지에는 최근들어 아예 ‘입찰 필요 없음’이란 광고까지 내걸리고 있다. 반면 아마존의 북미 판매품목 중 23%가 e베이처럼 3자 판매형식을 띠고 있어 이 회사는 이제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상황이다.
e베이와 아마존내 대형 소매점 판매를 지원하는 채널어드바이저스의 사장 겸 CEO 스캇 윙고는 “2년 전만 해도 아마존과 e베이 중복 품목이 5%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30∼40%에 달하고 있고 증가추세”라고 지적했다.
e베이는 거의 모든 합법적 제품의 경매 게재를 허용하기 때문에 품목 종류가 아마존보다 훨씬 다양하지만 아마존은 올 크리스마스 쇼핑을 겨냥해 집중 홍보하는 가전제품이나 장난감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사간 경쟁은 불투명한 경기전망 속에서도 온라인 쇼핑시장이 커지면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 상무부의 지난주 통계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소매 매출액은 지난 3분기에 작년 같은 분기 대비 34.3% 증가한 110억6000만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아직도 미국 전체 소매 매출의 1.3%에 불과한 규모여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온라인 쇼핑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가트너G2는 올해 크리스마스 평균 온라인 쇼핑금액이 전체 선물 예산의 4분의 1 이상에 달하는 23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e베이와 아마존은 수익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e베이는 기본적으로 웹 기반 물물중개 플랫폼만을 제공해 경매품 게재 및 거래 수수료를 챙기면서 제품 재고를 일체 떠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난 95년 설립 이후 계속 흑자를 유지해왔다. 반면 대부분의 상품재고를 둔 아마존은 설립 후 7년 동안 1개 분기만 흑자를 냈을 뿐이다.
각 사이트 쇼핑객의 색깔도 아직은 양사의 특색을 다소 반영하고 있다.
e베이는 구하기 힘든 구식 제품이나 과잉재고 품목을 구할 수 있는 장소로 각인돼 있어 이 사이트 쇼핑객은 아마존보다 가격이나 판촉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아마존 쇼핑객은 비교적 연령이 높고 부유하며 교육수준도 높은 편이다. 또 e베이 이용자 중 70% 이상은 실제 구매에 앞서 상품을 알아보는 창구로 e베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 사이트 이용자 중 3분의 2는 세일 행사시 제품을 구매한다.
소매 분석가들은 월마트가 가격파괴를 통해 할인판매 시장을 장악했듯이 e베이와 아마존의 경쟁도 가격에 의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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