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시스템에어컨 `한판 승부`

 패키지에어컨 시장에서 1위를 놓고 다투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에는 급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는 시스템에어컨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에어컨 시장 1조5000억원 가운데 약 20∼30% 수준인 3000억∼4000억원 가량을 시스템에어컨 시장이 차지하고 성장률 역시 올해 대비 70%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치열한 시장 쟁탈전에 돌입했다.

 양사는 내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초기시장선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기술력 및 사후서비스, 인지도 등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시스템에어컨 전담팀을 구성, 건설업체, 설계사무소, 설비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세미나 개최 등 회사인지도 높이기와 전문 인력양성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건설사, 설계사무소, 설비 관련업체 관계자 700여명을 초청, 시스템에어컨 발표회를 갖고 자사 브랜드 ‘DVM(Digital Variable Multi)’ 알리기에 나섰다. 삼성은 최근 하나의 실외기에 여러대의 실내기를 연결, 실내기 사용대수에 따라 실외기가 자동으로 용량을 조절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용량가변형 제품으로 5∼10층 단위의 상업용 빌딩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제품 설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시스템아카데미’를 운영, 현재 시스템에어컨 설치자격증을 부여한 400여명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내년에는 이를 2배 이상 늘려 시스템에어컨 분야에서 LG전자를 앞서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가전그룹 권혁국 상무는 “스탠드형이나 벽걸이 등 가정용 에어컨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들어선 반면 신축빌딩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어컨 수요급증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10월 가정용 에어컨에 이어 시스템에어컨 분야에서도 빠른 성장을 거둬 2010년에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용량가변형 시스템에어컨 ‘멀티V’를 주력으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사를 상대로 한 시스템에어컨 전담 영업팀을 구성하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내년말 입주예정인 현대 수퍼빌 600세대 공사를 진행중이며 2004년 입주예정인 분당 파크뷰, 서울 삼풍백화점 자리에 들어서는 대림아크로빌 700세대 등의 공사를 수주한 상태다.

 LG전자 한국마케팅부문 이상용 상무는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사 수주작업을 착실히 진행중이며 내년에는 건설사 대상 시스템에어컨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시스템에어컨 설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사관학교’를 운영, 자체적으로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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