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대만이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용 장비의 주요시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불황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반도체 및 LCD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양상을 보이는 반면 한국과 대만의 설비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세계 메이저급 장비 수요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가별 반도체장비 수요통계에서는 미국이 전체 장비수요의 28.4%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 27.1%, 유럽연합 13.7%, 대만 11.6%, 한국 8.5%의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미국 29.7%, 일본 18.4%, 대만 17.2%, 한국 10.7%의 순으로 대만과 한국이 유럽연합을 앞서는 한편 대만은 일본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1월은 12라인 300㎜ 설비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우리나라가 19.6%를 기록, 일본과 대만, 유럽연합을 따돌리고 미국(34.3%)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VLSI리서치가 예상한 12월 전망치에서 미국 33.2%, 한국 23.0%, 일본 13.0% 등으로 예고되는 등 한국의 반도체장비 수요비중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세계 2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과 대만의 합산 장비수요 비율은 지난해 20% 남짓에서 올해 28% 가량으로 뛰어 오르고 일본과 유럽연합이 설비투자에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해와 내년 한국과 대만이 5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장비의 최대 수요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의 관련 장비수요는 이미 메이저급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이 덕분에 세계 반도체장비업체들이 내년도 사업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놓은 와중에도 국내 장비업계의 사업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설비투자는 증가 추세인 반면 전세계 업종의 연간 설비투자는 약보합세에 머물러 전세계 소자업체를 대상으로 고른 매출분포를 보이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도쿄엘렉트론·ASML 등 주요 장비업체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겠지만 한국과 대만의 소자업체가 주 고객인 국내 장비업체들은 지역적 매출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의 경우 자국에 대한 설비투자는 최소화하는 대신 대만에 합작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내년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하이닉스반도체·동부아남반도체 등이 설비투자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한국과 대만 소자업체 대상의 장비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국가의 시장상황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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