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IT산업 중요성 다각적 분석

 전세계 각국 정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서 정보기술(IT)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해왔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도 예외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IT산업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이러한 정부정책이 옳은지 묻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IT컨설팅 회사 가트너그룹은 IT산업의 중요성을 다각도로 분석한 보고서를 펴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가트너는 이를 통해 불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IT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

 

 IT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등식은 최근 많이 퇴색했다. 그러나 전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IT보급이 거의 전산업 분야에 보급되고 그 영향 또한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상승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IT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점에서 출발한다. IT산업은 IT하드웨어 제조업을 비롯해 IT서비스, IT소프트웨어 개발 등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3개 산업의 주요특징과 발전전략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IT하드웨어 제조업=개발도상국가에서 구축하기 가장 쉬운 IT산업이다. 또 IT 제조업은 전자제조서비스(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s)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들로 이전돼왔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여건이 조성된 수출지향경제 국가들이 이전대상이다.

 △저렴한 임금 △수송수단 △물류체계 △부품산업 등

 IT제조업 분야에서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가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원가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가들이 경제성장을 위해 IT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세계 IT산업이 위축될 경우 IT수출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 기장 먼저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신흥시장 기업들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 IT기업들에 매달려 제품이나 부품을 공급한다.

 이들은 변덕스러운 공급망의 말단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위축되거나 과도한 재고를 쌓아둘 위험이 있다. 마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고 경쟁은 치열하다.

 IT하드웨어 산업에서 수익은 대부분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첨단기술 연구를 수행하며 디자인과 브랜드를 관리하고 영업망을 관리하는 업체들이 갖는다. 이들은 실질적인 제조 및 조립관련 업무를 외부 전문업체들에 맡겨 해결하는 선진국 기업들인 경우가 많다.

 IT하드웨어 제조업에 의존하는 국가의 정부들은 산업 다양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술혁신, 특허 및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상표(브랜드) 관리 등 마케팅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력도 시급한 과제다.

 ◇IT서비스=대규모의 IT 생산산업을 갖고 있지 않은 국가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상당한 수준의 IT서비스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IT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자문(컨설팅) △연구조사(리서치) △훈련 △교육 △IT 제품통합 및 구현

 IT서비스 산업은 지리적 위치에 많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IT서비스를 수출하기가 쉽지 않았고 무역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했지만 최근 인터넷의 발전으로 이러한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인도 같은 나라는 저렴한 통신 및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최근 다양한 IT서비스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인도는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콜센터, 백오피스 시스템, 리서치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예:소송업무 처리나 재무 관리) 수행 등에 이르기까지 높은 기술력과 함께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풍부하다.

 중장기적으로 IT서비스는 IT인프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자원공유 스타일의 서비스 및 각종 비즈니스 활동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다. 이러한 사례 중의 하나로 최근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시장의 빠른 성장을 들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고부가가치·고수익 서비스가 될 것이며 경제가 발전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기술을 충분히 갖춘 국가들이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이런 유형의 활동을 얼마나 쉽게 그리고 잘 포착할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데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출지향 IT서비스 분야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국가로 앞에서 예로 든 인도 외에 러시아와 동유럽, 중미, 필리핀 및 중국 등도 최근 전세계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임금차이가 IT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는 유일한 자산은 아니다. 호주는 아시아 전지역에 웹을 통해 원격 네트워크 관리, 다국어 콜센터, 원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및 금융 백오피스 프로세싱 센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는 사회가 안정된 가운데 빌딩임대료와 IT설치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자국의 이점을 활용해 IT서비스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IT소프트웨어=소프트웨어는 IT하드웨어에 비해 부가가치 정도가 높은 업종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실제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역시 글로벌 브랜드와 패키지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소수 기업들뿐이다.

 예를 들어 인도는 이러한 브랜드나 패키지 솔루션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를 수출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의 국가경쟁력을 구축하는 일은 몇 가지 기준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우선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직 절정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소프트웨어 기능의 표면을 살짝 벗긴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기술혁신과 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기술성장 곡선에 뒤처지거나 신생업체에 자사의 위치를 빼앗길 수 있다. 따라서 미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선두기업은 전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출현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는 두 번째 이유로는 이 분야가 새로운 국가의 진입장벽이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또 거대한 자본이 필요한 사업분야도 아니다. 오직 필요한 것은 약간의 현명한 사람들과 프로그램을 짜는 데 필요한 PC 몇 대가 전부다.

 마지막으로 응용(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는 시장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만약 특정 국가가 어떤 업종에서든 선도적 입지를 갖고 있다면 해당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성공적인 글로벌 응용(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서비스로 전환시키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IT육성의 당위성=최근 세계 각국이 앞다퉈 지역 IT산업을 육성 및 지원하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거세게 불어오는 세계화의 바람을 견뎌내려면 정부는 가능한 한 경제를 다양화하기 위한 산업 개발정책을 세워야 한다. 산업을 다양화하는 것은 또 자연스럽게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현대경제는 1·2차 산업 및 지식기반 산업과 다양한 수출범위와 수출지역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가 전체 IT 및 통신기술 분야에서 자국이 비교우위(예:비용, 지리적 위치, 기술, 경험, 높은 수준의 혁신, 인프라 또는 거대규모의 지역시장)를 점하고 있는 틈새분야를 찾아낼 수 있다.

 △글로벌 IT시장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다가올 몇 년 동안의 성장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혁신의 물결, 새로운 경쟁의 중심과 새로운 IT집단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IT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이 계속 출현할 것이다. 성장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정부는 이러한 역동적 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국의 IT산업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일 고성장 산업에만 매달려선 안되며 콘텐츠 및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같은 관련 기술분야도 병행해서 육성해야 상승(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IT는 다른 산업과 기업 및 정부를 운영하는 등 일상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도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각국은 국가 보안문제 때문이라도 전적으로 수입 IT제품에만 의존하기 어렵다.

 △국방의 문제로서 선진국들은 암호화 및 보안 체계와 같은 영역에서 어느 정도라도 IT생산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자국의 IT기반 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신 IT혁신을 시작하고자 하는 국가들은 지역내에 역동적이고 활력 있는 IT산업 분야가 필요하다. 해외에서 수입한 낡은 기술에 의존하는 IT의존형 기업들은 이러한 혁신을 일찍 이룩한 다른 국가의 동종 업체들에 뒤처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비즈니스의 핵으로 IT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자국의 IT 혁신기술이 없는 경우 새로 개발된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최초 사용자로서 이익을 누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IT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산업 중 하나다. 국내 IT산업을 통해 각 국은 유능한 전문가 집단과 국내 IT산업에서 다른 국내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존경받는 기업을 세우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하며, 세계적인 시각을 갖고 수출 문화를 개발하며 새로운 유형의 경영 및 조직 체계를 구현하고 IT산업의 특징을 통합하는 기민함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넓은 사회 각 분야에 파급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