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 경제는 5.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통신기기·반도체·컴퓨터·가전 등 IT업종이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상대적인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26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03년 한국산업 및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IT부문 상대적 호조=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산업별 생산증가율은 수출 및 내수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공급여력이 한계를 보임에 따라 일반전자부품(7.1%)과 섬유(1.5%)를 뺀 모든 업종에서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통신기기(16.4%), 가전(9.6%), 반도체(13.8%), 컴퓨터(6.3%), 일반기계(6.0%) 등 IT업종을 중심으로 상대적인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철강(0.7%)은 수입규제와 내수위축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자동차는 내수가 1.0% 증가에 그치면서 생산증가율도 2.7%에 머물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수출은 11대 주요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 76%로 상승하는 가운데 이 산업들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0.0%에서 내년에는 8.4%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와 조선 등 6개 전통산업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3.7%에서 내년에는 5.6%로 높아지는 반면 반도체와 통신기기 등 5개 IT 관련산업은 17.5%에서 12.2%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반도체산업은 비메모리의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가 3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내년 상반기 중 DDR제품의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경제성장률 5.6%=올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0%를 보이고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상반기 5.5%에서 하반기에는 5.7%로 나아지면서 연평균 5.6%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올 하반기 이후 나타난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연간 5.2% 증가에 그치고 설비투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7.5% 증가하는 반면 건설투자는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둔화세 탓에 내년에도 증가율이 4.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입(통관 기준)은 올해 수출이 1625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103억달러에 달하지만 내년에는 수출이 7.2% 늘어난 1743억달러, 수입은 9.9% 증가한 1673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7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요인이 다소 우세하지만 중기적으로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상승압력이 약화되면서 3.0% 안팎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민간소비지출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둔화되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로 안정적 성장기조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산업발전을 위한 비전 제시와 경쟁력 강화정책이 필요하며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예방정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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