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옷차림은 전략이자 과학이다.
“깜박 지갑을 사무실에 놓고 왔는데 혹 차비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길에서 낯선 이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다. 한 배우에게 3일간 각각 다른 차림으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돈을 빌리도록 했다. 첫날은 금테안경을 쓰고 고급 정장에 서류가방을 든 비즈니스맨의 차림으로, 둘째날은 점퍼에 니트를 걸친 캐주얼 차림으로, 마지막날은 낡고 허름한 작업복을 입었다. 첫날 택시비 이상을 얻은 그가 다음날은 버스비 정도를 겨우 받았고 사흘째엔 누구나 거절을 하며 피하는 통에 한 푼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옷을 입는 이유는 수치심을 가리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동시에 내적인 것을 밖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실이나 원칙보다는 감정이나 감성을 우선하는 우뇌중심적인 경향이 있어 보여지는 부분이 그 사람 자체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계층, 생활방식 그리고 지적 수준과 개인적인 센스까지 예측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꿔 말해 이는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가장 손쉽게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의상을 통한 표현임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에서 의상은 커 보이거나 날씬하게 보이도록 하는 체형의 보완용도 외에도 개인이 속한 사회계층을 암시하기도 하고 색상과 재질이 갖는 특성을 활용해 개인의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 액세서리를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나치게 귀족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청바지와 셔츠차림의 캐주얼한 모습을 언론에 부각시켜 성공을 거두었고, 울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브로치에 강한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외교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제 의상은 개인을 경영하는 전략이자 과학이다.
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일은 효율적으로 의상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대개의 한국 남성들은 아내의 패션감각에 의존해 자신을 연출한다. 아직도 많은 리더들이 의상을 자신의 이미지코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외모를 관리하는 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예의이자 배려다. 다소라도 옷입기에 어려움을 느꼈던 분들은 이번 연재를 통해 효과적인 의상전략을 익혀보길 권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밖으로 보여주는 일 또한 진정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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