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Windows)의 성공 신화를 X박스로 이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3분기 3개월간 윈도사업 부문에서 24억8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비디오콘솔게임기인 X박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매출은 5억500만달러에 그치며 1억7700만달러라는 막대한 손실을 봤다.
실제로 X박스는 MS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 11월 출시이후 올 6월까지 7개월여 동안 240만대의 게임기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경쟁사인 일본의 소니가 2000년 3월 출시이후 지난 9월까지 4000만대를 판매한 것에 비교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실적이다.
하지만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포함 MS의 경영진들은 현재까지의 실적에 대해 결코 실망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그리고 앞으로 발생할 손실이 단순한 지출이 아닌 미래 수익발생을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향후 X박스가 윈도를 대신해 MS의 주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확신이 이런 투자를 가능케한다고 할 수 있다. MS의 카메론 페로니 X박스 이사는 “성숙단계에 있는 산업에 뒤늦게 진입한다는 것은 매우 버거운 일”이라며 “일부에서는 MS가 그것밖에 못하느냐고 하지만 현재의 결과는 MS가 목표했던 것과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비록 MS 측에서는 그동안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있지만 사업 전개 내용을 보면 내심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단적으로 X박스게임기 가격인하를 들 수 있다. MS는 출시 6개월만인 지난 5월15일에 X박스 게임기의 가격을 299달러에서 199달러로 무려 100달러나 전격 인하했다. 비록 소니가 PS2의 가격을 인하한 것이 시발이 됐지만 이 결정으로 MS는 1대의 게임기를 팔 때마다 무려 120달러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여기에다가 최근 MS가 X박스 구매자에게 대작 게임타이틀 2종을 번들로 무료 제공하는 것도 역시 판매 부진의 만회를 위한 미봉책으로 풀이된다.
MS는 이달 15일부터 북미지역에서 서비스에 들어간 ‘라이브(Live)’에 대해서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라이브’는 온라인상에서 다른 게이머와 대전을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서비스 명칭으로 별도로 라이브용 키트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미 지난 15일 출시해 일주일만에 15만대의 라이브용 키트가 판매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MS의 페로니 이사는 “비록 올해는 ‘라이브’용 게임타이틀이 많지 않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에는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X박스 시장확대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는 앞으로 X박스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하고 동시에 많은 개발사들이 개발에 참여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신생 개발사들에 X박스의 뛰어난 성능과 개발 환경의 용이성 등을 강조해 가능한 많은 타이틀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미 MS산하에 선진기술그룹(ATG)을 설치, 게임개발사들이 X박스를 최대한 활용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X박스에 대한 기술개발에도 계속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페로니 이사는 “PS2가 어느정도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PS2와 같은 수준의 게임기로 정면대결을 펼친다면 승산이 낮다”며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최고의 게임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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