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프린팅시스템 전문제조업체인 오세(Oce)가 개최한 오프닝 하우스 행사장에 들어서기 전에 기자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단어는 ‘인쇄’라는 것이었다.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기름냄새가 듬뿍 풍기는, 그리고 디지털의 반대급부로 머지않아 사양길로 접어들 산업으로서의 인쇄를 머리에 담고 있었다.
그러나 오프닝 하우스행사를 지켜본 기자는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우선 전시규모가 대단했는데 축구장 하나정도는 될 것 같은 전시장에 꽉 차듯이 진열된 제품이 과연 인쇄산업이 이렇게 대단한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또 이들 제품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은 어깨를 밀치듯 경쟁적으로 질문을 퍼부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흡사 디지털 영상시스템을 진열한 전시회인 듯 착각할 정도로 PDP와 LCD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들이 전시장 내에 가득했으며 전시장 한켠에 자리잡은 SW전시관은 머릿속에 있던 기존의 인쇄라는 단어를 당장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는 결코 인쇄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며 디지털 시대와 더불어 더욱 성장할 산업이라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또 인쇄산업이 디지털과 함께 공존하며 기존 컴퓨터 프린터가 인쇄분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디지털과 인쇄는 이제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도 말없이 보여주었다.
전시회에 참석한 한 일본인은 지난해 일본인쇄산업연합회가 차세대 인쇄산업의 명칭을 정보가치 창조산업으로 결정했고 이것은 인쇄가 주체적으로 정보를 산출해서 제안하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고품질의 인쇄에 대한 요구가 늘어 새로운 기술의 인쇄시장이 본격 열릴 조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고기능의 인쇄장비는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왠지 큰 부분을 빼놓은듯 한 허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과거 직지심경을 개발한 저력을 디지털로 연결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뮌헨(독일)=엔터프라이즈부·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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