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나라의 전기전자·정보통신분야 최대 수출국인 만큼 대기업·중소기업을 불문하고 미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미국은 연방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독자적인 인증체제를 운영하고 있고 민간기관도 60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정보통신 기업들은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인증체계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을 뿐 효과적인 인증의 종류와 획득방안을 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경쟁국에 비해 인증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정보통신분야 미국진출을 위한 안전인증은 국내 수출기업의 입맛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인증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용이 비싼 특정 인증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외국 인증업체들이 국내 중소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하면 외화절감과 국익확보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시장 수출시 안전인증의 필요성=미국으로 전기전자·정보통신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세관통관시 필요한 전자파규격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인증을 꼭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안전인증은 상항이 달라 주별로 필요한 곳도 있고 필요하지 않는 곳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소비자의 안전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모든 주정부가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정부가 지정한 시험소(NRTL)의 안전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원활한 수출을 위해 사실상 필요하다.
◇NRTL이란=미국노동부 산하기관인 직업보건 및 안전청이 지정한 국가공인시험소로 현재 19개 기관(UL·CSA·ETL·TUV·USTC·MET 등)이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미국수출을 위해 꼭 받아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UL인증도 19개 NRTL 인증시험소 가운데 하나다. 미국 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들 19개 인증시험소 중 한곳의 인증마크를 획득하면 안전인증과 관련해서는 미국 전역의 법적 요건을 만족하게 된다.
◇국내 수출업계 상황=해외인증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 전자·IT 수출업체의 10곳 가운데 9곳은 미국 수출을 위해서는 UL인증을 꼭 획득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다른 NRTL 인증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다”고 전한다. UL인증 의존도도 일본 약 60% 수준, 중국 약 70%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9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 UL인증을 획득하려면 다른 NRTL에 비해 비용면에서 2배 이상, 시간적으로도 3배 이상 필요하다. TV 제품 하나를 인증받을 경우 UL인증은 1만5000달러에서 2만달러가 소요되지만 CSA·ETL·TUV·USTC 등 제3의 인증을 받을 경우 5000∼6000달러선이면 가능하다고 컨설팅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보컴퓨터가 최근 UL인증 대신 CSA인증을 받아 미국 수출에 나서고 있고 다른 기업들도 여러 해외인증기관을 상대로 가격 및 인증소요기간, 수출효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 및 단체 차원의 인증정보 체계화 절실=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우리나라 주요수출국의 인증체계와 이의 대처방안 등을 분석해 일선 기업에 맞춤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자사 제품 수출시 가장 유리한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인증은 이제 세계시장 수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인증시장의 인지도 및 판도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내에서도 다른 NRTL 인증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UL인증을 획득하는 기업의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외 인증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이 수출의 기술장벽인 해외인증을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안전인증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세계인증정보를 관리 분석하는 산관학 공동의 정보지원체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8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정위, 이통 3사 담합 과징금 1140억 부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