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문화 현장을 가다]미국편(3회)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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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종은 게임개발자?’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게도 게임이 가장 인기있는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아감에 따라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런 추세는 최근 2∼3년 사이에 두드러지며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게임개발자협회(IGDA)의 제니퍼 올슨 사무국장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게임개발자를 희망한다는 학생들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이들의 일부는 자신이 게임을 개발했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묻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젊은 학생들이 게임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은 자신이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욕도 있겠지만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실력이 인정될 경우 메이저 게임개발사들이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며 경쟁적으로 스카우트를 해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게임전문가가 선망의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IGDA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 프로그래머의 경우 포지션에 따라 초봉이 4만9000∼9만500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프로그래머의 경우도 게임 프로그래머에 비해서는 다소 적지만 3만5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를 초봉으로 받아 다른 직종에 비해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게임개발자의 경우 인금인상률이 매우 높아 6년 정도 종사하면 연봉이 첫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예술학원(Art Institute of LA) 3학년에 재학중인 스티븐 리(24)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며 특히 게임개발자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고 있어 게임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학생들의 게임개발에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게임관련 교육기관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또 기존 대학이나 학원에서도 게임관련 교과과정을 잇따라 신설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와 올해 신설된 게임관련 대학 또는 학원만 하더라도 캘리포니아주 오랜지카운티의 캘리포니아예술학원(Art Institute of California)을 비롯해 피츠버그예술학원(Art Institute of Pittsburgh), 뉴욕의 게임학원(Game Institute) 등이 있다. 이밖에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예술학원(Academy of Art College)을 포함, 수많은 예술 또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대학에서 게임관련 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예술학원의 리는 “게임관련 대학이 2∼3년전에 비해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히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중점적으로 생겨나고 있다”며 “신설 대학과 학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광고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학원은 게임관련 교과과정을 4년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학원에서는 2년 또는 3년제로 진행하고 있다. 주요 이수과목으로는 게임 프로그램밍, 게임 디자인과 사운드, 게임마스터, 특수효과, 3D모델링, 배경레이아웃, 게임 퍼블리싱 등이다.

 강사진을 보면 현업에 종사하는 개발자 또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수업료는 교육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일부 학원에서는 시간별로 수업료를 받고 있다. 신설된 캘리포니아예술학원의 경우 수업시간당 331달러를 받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예술대학의 경우 1년에 1만4000달러 내외를 받는다.

 이들 게임관련 대학과 학원의 입학은 매우 쉬워 거의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교과과정을 모두 이수해 졸업하는 것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상당히 많다는 전언이다.

 로스앤젤레스예술학원의 한 교수는 “게임이 좋아서 입학하는 학생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개발이 게임을 즐기는 것보다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상당수가 중도에 포기한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개발업계 전문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고급인력을 골라서 채용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인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CE)의 그래픽 팀장인 존 브레클리 PD는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들 가운데 우수한 학생을 골라 6개월에서 1년 가량을 자체 인턴과정을 거친 후 최종 채용해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 취업이 어려운 일부 학생들은 게임업체의 테스터 또는 관리자로 입사한 후 경력을 쌓아 취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브레클리 PD는 “게임업체마다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을 테스터로 두고 있다”며 “여기에 지원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게임 심의제도

 

 미국에서는 정부차원의 심의기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며 민간기관인 오락소프트웨어등급위원회(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모든 게임물에 대해 등급분류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물 등급제도는 일종의 자율규제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별도로 관여하지 않고 있다.

 ESRB는 크게 등급위원회(Rating Board), ESRB인터랙티브(ESRBi), ESRB프라이버시온라인, 그리고 광고심의원회(ARC)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게임 자체에 대해 등급분류를 하는 곳은 등급위원회와 ESRBi다. 등급위원회는 비디오콘솔게임·PC게임을 그리고 ESRBi는 온라인 및 웹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담당한다. 나머지 두개의 부서인 ESRB프라이버시온라인과 광고심의위원회에서는 각각 온라인 사생활보호와 게임관련 광고에 대한 심의업무를 맡고 있다.

 ESRB의 등급체계는 크게 EC, E, T, M, AO, RP 등 총 6단계로 나뉘어 있다. EC(Early Childhood)등급은 유아를 포함한 모든 연령에 적합한 게임에 부여하는 것이며 E(Everyone)등급은 6세 이상의 게임에 적용된다. E등급의 게임에는 약간의 폭력과 조잡한 단어가 포함될 수 있다. T(Teen)등급과 M(Mature)등급은 각각 13세 이상과 17세 이상의 게임에 내려지는 등급. T등급에는 폭력과 성적인 암시를 담은 주제를 포함할 수 있으며 M등급은 T등급보다 다소 강렬한 폭력과 성적 주제를 포함할 수 있다. AO(Adults Only)등급은 18세 이상의 성인을 위한 게임으로 폭력과 섹스 등에 대한 묘사가 가능하다. 이밖에 RP(Rating Pending)등급은 등급결정이 보류됐을 경우에 내려진다.

 한편 ESRB의 등급분류에 업계와 소비자들은 상당한 신뢰를 표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인 오리진의 벤저민 노엘 부사장은 “ESRB의 등급분류는 비록 강제적인 규정은 아니지만 믿고 따라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실제로 등급결과가 틀리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스틴에 위치한 게임전문스토어인 게임스톱의 에릭 브라운 매니저도 “ESRB의 등급규정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항의해 모든 게임스토어에서는 소비자의 나이를 확인한 후 등급에 맞춰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불법복제 문제

 불법복제 게임물에 대한 문제가 게임업계의 이슈로 부상할 정도로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지는 않다. 이는 불법복제품을 유통했을 경우 상당한 제재를 받는데다가 사회 전반에 내재돼 있는 정품사용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다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아동과 청소년은 수집의 일환으로 정품구매를 하고 있다.

 미국게임개발자협회(IGDA)의 제니퍼 올슨 국장은 “업계는 불법복제에 대해 별도로 심각성을 거론하고 있지 않다”며 “불법복제품이 일부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업계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복제품이 활개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 중고게임의 거래가 활기를 띠는 것도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스토어 프랜차이즈점인 게임스톱 등은 매장의 30∼40%를 중고게임으로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오스틴 게임스톱의 에릭 브라운 메니저는 “좋은 타이틀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학생들이 가격부담을 덜기 위해 중고품을 사고 있다”며 “가격은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결정되며 대개 1달이 지나면 10% 가량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법게임 다운로드로 활용되고 있는 와레즈사이트도 새로운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IGDA의 올슨 국장은 “일부 업체에서 와레즈사이트 단속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며 “게임배급사들의 단체인 IDSA 등이 불법게임 사용자제를 당부하는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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