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B]네트워크-홀대받던 중소기업이 `王고객`

 그동안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있던 중소기업(SMB) 시장이 네트워크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일상업무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 않은 네트워크 환경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중소기업이 네트워크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과도한 IT예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통신망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기업들도 더이상 정보화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단품 도입 형태로 이뤄지던 중소기업의 네트워크장비 구입도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대되고 있어 시장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용선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폭넓은 대역폭을 필요로하는 중소기업은 전국적으로 2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의 네트워크 투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기간통신사업자 및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대형 외산업체들까지 SMB 시장에 가세하면서 중소기업 대상 사업에 주력해온 기존 SMB 시장의 터줏대감들과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존 SMB 시장을 수성하려는 진영의 대표주자는 한국쓰리콤이다. 미국 본사 차원의 구조 조정을 통해 중소기업 전문 네트워크장비업체로 자리매김한 쓰리콤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제품공급과 고객만족을 위한 유통서비스 등을 앞세워 중소기업용 스위치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SMC네트웍스코리아, 넷기어코리아 등도 SMB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각도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으며 올들어 독자개발한 L2스위치 제품을 통해 SMB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산업체 파이오링크도 SMB시장에서 국산 업체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대형 외산장비업체들도 SMB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벌여온 이들 외산업체들은 최근 폭넓은 제품군으로 무장하고 SMB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한국알카텔, 노텔네트웍스코리아 등은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를 선호하는 중소기업의 최근 추세에 대응하여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SMB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온 국산 장비업체들도 SMB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들어 KT를 대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다산네트웍스는 수요처 다변화 차원에서 내년에는 SMB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며 대규모 네트워크통합(NI)사업에 주력해온 콤텍시스템도 전담사업팀을 구성하는 등 SMB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국산 및 외산, 기존 SMB주력업체 및 신규 진출업체간에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콤텍시스템이 고객사의 네트워크 원격관리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NCC의 내부 전경.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SMB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간 서비스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업체들은 중소기업만을 위한 유지보수, 금융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중소기업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는 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은 최근 보다 확실한 고객지원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이 회사는 하자가 있는 제품을 미국 본사로 보내 수리할 경우 보통 1달여의 오랜 시간이 걸려 고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 점을 감안, 1일 안에 제품을 무상 교환해주는 파격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을 연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알카텔(대표 김충세)은 제품 보증기간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타사의 경우 제품보증기간이 보통 1년여인데 반해 예외적으로 제품 공급후 5년동안 보증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보다 높은 고객만족을 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IT조직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한 기술지원서비스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네트워크어쏘시에이츠(대표 문경일)는 ‘퀵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정기적으로 중소기업 고객들에제 자사 제품의 사용 및 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있으며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대표 안희완)는 월별 혹은 분기별로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사후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외산업체에 비해 사후지원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국산업체들도 서비스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는 중소기업의 IT관리자들을 위한 기술 교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별도의 교육실과 테스트 랩을 마련한 상태이며 이를 통해 기초과정부터 전문과정까지 다양한 종류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도 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NCC(Network Control Center)를 통해 중소기업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원격관리서비스와 장애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서비스 체제를 갖추었다.

 이밖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고객사의 IT담당자를 위한 기술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등 중소기업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 전체 네트워크업계 차원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소기업 네트워크망은 우리 손으로’

 그동안 대형 백본장비 사업에 주력하던 외산업체들이 중소기업용 소형장비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국산 업체의 활약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더우기 국산업체들은 막대한 개발비와 개발인력이 요구되는 대기업용 백본급장비 시장에서는 사실상 외산업체와 정면대결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용 시장의 보루격인 SMB시장에서 외산업체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올들어 중소기업용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활약이 돋보이는 국산업체는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L4스위치 ‘핑크박스’를 앞세워 스위치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미 30여개 국내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이 회사는 최근에는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과 공동개발한 가비트급 L4스위치를 새로이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파이오링크가 지난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며 관심을 모았다면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는 최근들어 새롭게 중소기업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산네트웍스는 올들어 KT가 발주한 중소형 메트로이더넷스위치 입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이미 지난 3분기에 지난해 매출인 240억원을 상회하는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다산네트웍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에도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기업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 성능은 통신사업자가 실시한 수차례의 장비성능테스(BMT) 통과를 통해 입증된 만큼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중소기업용 네트워크장비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콤텍시스템을 비롯해 코어세스, 한아시스템, 디오넷, 테크노코리아 등도 SMB시장에서 국산업체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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