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는 코스닥 등록 당시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업종의 대장주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 모두 엔씨소프트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시장의 평가가 이처럼 엇갈린 것은 한빛소프트가 유통회사라는 점, 즉 외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제품화하거나 단순 유통하는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PC게임의 매출구조가 단발성이란 점도 향후 성장성 지속 여부에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한 한빛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춘구 부사장(43)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박 부사장은 “외부 개발사가 만든 PC게임 판매규모를 오히려 더 늘리고 싶다”며 “굳이 돈 되는 사업 비중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자체개발 게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내년에는 자체 온라인 게임과 함께 퍼블리싱 게임까지 출시,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유통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단순히 유통 비중을 줄이는 것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며 “수익성이 높고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외부 개발 PC게임들을 더 많이 판매하는 한편, 자체개발 온라인 게임과 퍼블리싱 게임 규모도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9일 5만2600원이던 주가는 11일 현재 1만1500원선으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대로 당초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대를 이을 PC게임으로 주목받던 ‘워크래프트3’의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워크래프트3 판매 순위도 지난 7월 4일 출시된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판매량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54% 늘어난 189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시장에서는 왜 기다려주지 않느냐”며 다소 항변조로 얘기했다. 자체개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정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회사의 주가 하락에는 ‘도덕 불감증’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코스닥시장 상황도 일조했다. 한빛소프트는 회계처리와 자금운용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건전하다고 박 부사장은 강조했다.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음 결제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며 “지난 99년 설립 당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영문 감사 보고서까지 작성했다”고 말했다.
회계시스템도 예산한도 이상은 청구할 수 없도록 돼 있는 등 코스닥기업 중에는 보기 드물게 잘 갖춰져 있다. 또한 회사내에서 현금 출납이 전무하고, 모든 자금 이동은 은행을 통해 전산으로만 가능해 통장만 보면 자금거래 내역을 모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기업 투명성 하나 만큼은 코스닥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에듀박스 인수에 대해서도 ‘머니 게임’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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