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벤처위기의 극복을 위해
주제발표 :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
현재 벤처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원인은 △IT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공급과잉 △벤처개념 정립의 미흡 △너무 빠른 이익에의 기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 IT시장은 벤더들에 의해 좌우돼 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이들에 의한 제품 과잉공급과 소비자들의 구매위축은 IT시장의 매출 축소를 가져왔고 시장위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나 미국의 경우 IT벤처기업들에게 빅벤더라고 볼 수 있는 통신사들이 사실상 그로기상태까지 갔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살아있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볼 수 있다.
벤처개념의 정립이 미흡했던 것은 일부 기업가들이 벤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어려운 시기에 시작한 사람들은 또다시 어려운 시기가 와도 적응을 하는데 벤처투자 열기가 무르익었을 때 풍족한 자본과 인력으로 출발한 사람들은 단순히 좋아지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책임있는 경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벤처가 성공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빨리 주목을 받은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회수 모델의 부재는 모럴헤저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공개(IPO)와 M&A비율이 약 2대 8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IPO 외에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빠른 시간 안에 돈을 벌겠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것이 벤처 붐을 타고 전개돼다 등록기업을 양산해냈고 결국 벤처기업의 문제로 표출되고 있다. 이것이 벤처 전체의 비윤리성으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한다.
현재의 환경적 상황을 점검해보면 우선 현재 시점에서는 시장에 의한 옥석가리기가 절실하다. 현재 우리의 시장을 살펴보면 단일업종에 심할 경우 수백개의 업체가 난립해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단순히 따라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확실한 리소스를 가진 1위의 업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한국이 가진 IT인프라의 경쟁우위의 바탕 위에 기술과 비즈니스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를 신속하게 검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사실 IT강국이라는 칭호 자체가 어떤면에서는 의미없는 말일 수도 있지만 일단, 우수한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은 비즈니스를 검증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인프라의 강점은 미국도 없는 장점으로 충분히 글로벌화할 수 있는 모델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동북아 경제권의 부상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어차피 세계 경제의 하나의 축을 이룰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인접국가인 우리나라도 글로벌화에 유리한 위치를 점한 만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경제권의 핵심으로 자리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고유의 벤처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미국기업과 종업원들은 돈을 추구한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벤처기업의 장래성이 있을 경우 돈은 비록 적지만 비전을 보고 일하는 직원들이 많다. 이들의 열정적인 파워를 끌어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벤처위기에 편승, 단순히 금전적인 의미에서 역시 대기업이라는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벤처인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은 주어진 일만 하면 되지만 벤처야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있다. 우수한 인력을 벤처로 영입해 그들의 열정을 끌어내는 우리 고유의 벤처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돼야할 전제가 있다. 먼저 시장지향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구축돼야할 것이다. 또 비윤리적인 기업들의 여과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미 많이 언급이 됐겠지만 공정한 경쟁에 대한 보장이나 실무적인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벤처위기를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최근의 벤처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단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워낙 구조적으로 얽혀있는데다 입장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과거나 현재의 성공, 실패사례 분석을 통한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거의 사례는 미래를 짐작케하는 좋은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한 공격적인 도전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글로벌 경쟁력의 관건은 벤처기업의 경쟁력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기업 주도의 경제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했지만 퀄컴이나 다른 우수 IT기업의 사례를 보면 벤처기업도 글로벌 경쟁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내부의 혁신도 전제돼야 한다. 투자논리에 근거한 투명한 기업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투자자나 관련업계에 신뢰를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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