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강국 이스라엘>(3/끝)정부의 지원 노력

 이스라엘이 하이테크·IT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에는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질높은 공학교육과 함께 적절한 정부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테크니온 공대. 테크니온은 통신이나 컴퓨터 분야에서만큼은 MIT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의 세계적 명문. 이스라엘 독립 이전인 1924년에 설립됐으며 초대 총장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였다. 그는 “이스라엘 생존의 길은 전문기술 개발밖에 없다”며 기술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크니온은 특히 이스라엘 재건에 크게 기여했다. 이들의 피나는 기술개발 노력은 사막에 꽃을 피웠고 습지대를 옥토로 바꾸었으며 모래를 실리콘으로 만들었다. 특히 통신과 전자·광학·의료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테크니온의 연구 활동은 실용적인 것으로 정평 나있다. 아무리 새로운 기술이라도 응용이 안되면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 1927년 이래 테크니온이 배출한 5만여명의 졸업생들은 이스라엘 하이테크를 주도해왔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분야 창업자와 관리자 중 70% 이상이 테크니온 출신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국적 하이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테크니온이 있는 하이파에 진출, 테크니온의 우수한 두뇌를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 하이테크기업은 1964년에 진출한 모토로라다. 모토로라 이스라엘 그룹은 미국 외의 지역으로는 하이파에 가장 큰 디자인센터를 두고 초대규모집적회로(VLSI), 디지털 신호처리, 마이크로 통제 시스템, 유무선 통신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IBM은 1972년 하이파에 R&D센터를 세웠다. IBM은 VLSI 디자인, 기술 검증, 서버 시스템, 컴퓨터 시스템, 언어 및 환경 프로그래밍 등을 개발하고 있다. 1974년에는 인텔이 하이파에 R&D센터를 세워 펜티엄 칩을 디자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현재 인텔은 여기에서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퀄컴·HP도 90년대 들어 경쟁적으로 하이파에 R&D센터를 설립했다.

 이스라엘이 1990년대 후반 세계 기술시장에 혜성과 같이 출현하게 된 이면에는 정부의 시의적절한 하이테크 진흥정책도 한몫을 했다. 정부의 기술진흥정책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것은 1990년대부터다.

 동구권 몰락후 이스라엘에는 구소련에서만도 한해 수십만명의 유대인들이 대거 귀환했는데 그 중엔 뛰어난 과학두뇌와 고급 엔지니어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 정부는 이들 인력이 신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주었다.

 이 가운데 하나가 1991년 도입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이주 과학자들은 과거 거주국에서 연구하던 전문분야를 이스라엘에서 계속 연구할 수 있었다. 정부가 심사를 통과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2년 동안 총 20여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또 연구실과 행정지원도 제공해 상업적 가치가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제품 개발 및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술 인큐베이터는 전국에 23개가 가동되고 있으며 최근엔 바이오 같은 특정 분야 전문 인큐베이터도 생겨나고 있다. 총 650개 이상의 연구프로젝트가 2년 과정의 인큐베이터를 졸업했다. 이 중 58%가 벤처캐피털이나 개별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19%는 이미 제품을 생산 중이다.

 또 정책적으로 벤처자금을 조성한 것도 성공의 원인이 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92년 하이테크 프로젝트에 외국의 벤처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1억달러를 투입, 요즈마라는 펀드를 조성했다. 요즈마는 미국·유럽 및 아시아의 투자회사·금융기관 및 대기업들과 함께 다수의 합작투자펀드를 만들어 나갔다. 보통 2000만∼3000만달러 규모의 새 펀드 하나에 요즈마가 500만달러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외국 금융기관이 투자토록 했다.

 요즈마가 영업을 착수한 지 4년만에 이스라엘내 벤처캐피털 규모가 8억달러로 늘어났고 200개 이상의 신생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이스라엘의 기술력이 세계적 인정을 받고 외국 투자사들이 투자가 잇따르자 1997년 3월 요즈마를 민영화하는 발빠른 대응력을 보이기도 했다.

 요즈마를 통해 투자금을 끌어들인 이스라엘 정부의 벤처캐피털 산업 육성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성공적인 경우로 평가받고 있다.

 또 경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행정부서에 있는 수석과학관실(OCS)의 역할을 빼 놓을 수 없다. 이 기구는 소속 행정부 업무와 관련한 기술개발 정책을 총괄 지휘한다. R&D 연구개발에 관한 이스라엘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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